기어이 증오와 분열의 판도라 상자를 열 것인가?
2019-07-20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이젠 까마득한 역사가 되었지만, 위정자들이 만들어 낸 증오의 선동과 그로 인한 분열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가져오는지 우리는 유고 연방의 분열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1991년부터 1999년까지 이어진 유고슬라비아 내전은 유고슬라비아연방이 결성된 지 61년만에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마케도니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몬테네그로 그리고 세르비아 등 총 6개 나라로 완전히 해체하였다.
로마시대에는 일리리아로 불리던 곳으로 게르만 민족이 서유럽으로 대이동을 하자 7세기경 이곳을 다스리던 동로마 제국이 주위 나라들과 전쟁을 하는 사이 슬라브족이 슬그머니 차지했다. 이들은 남슬라브족으로서, 폴란드-체코의 서슬라브족이나 러시아-우크라이나의 동슬라브족과는 구별되는 정체성을 가졌는데, 교회의 대분열 이후 서쪽의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보스니아 등은 가톨릭, 동쪽의 세르비아와 몬테네그로 등은 정교회의 영역이 되면서 슬라브족의 종교도 정교회와 가톨릭으로 갈라졌다. 이후 14세기 이슬람 세력인 오스만 제국이 이 지역에 들어오기 시작해 15세기에 합스부르크령으로 편입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일부를 제외한 지역 전체가 오스만 제국의 영역이 되면서 이슬람도 추가가 되었다고 위키피디아에 실려 있다.
종교적 이민족이 되었지만 같은 언어를 쓰는 슬라브족으로 오스만 튀르크 제국에서는 공존을 했다. 그리고 2차대전 당시 요시프 브로즈 티토의 지도력으로 히틀러의 독일에 저항 하였고 이후 소련과 연합투쟁으로 독일군을 몰아내고 유고슬라비아 연방을 창설하였다. 그리고 60여년동안 동구권에서는 제일 잘 사는 국가였다. 그러나 1980년 5월 티토 대통령이 사망하자 연방은 흔들리기 시작했다. 티토가 없는 유고연방의 경제는 나빠졌고 각 민족을 대표하는 지도자들은 민족주의를 부채질하면서 서로 상대 공화국을 비난 하였다. 1990년 12월 23일 선거에서 각 공화국에서는 민족주의자들이 각각 압승을 하였다. 그리고 슬로베니아가 연방 탈퇴를 선언하고 200억 달러의 빚을 나머지 공화국들이 떠맡게 되자 연방탈퇴는 도미노로 이어졌다. 결국 연방의 가장 큰 역할을 했던 세르비아계가 연방 탈퇴를 저지하는 칼을 빼 들었다. 그러나 언어가 통하는 같은 슬라브계이지만 종교로 인해 다른 민족이 된 유고연방의 각 공화국이 벌인 대량학살 전쟁은 참혹했다.
같은 슬라브족이 종교로 인해서 다른 민족으로 나뉘었지만, 긴 시간 서로 같이 살았다. 그러나 리더십의 부재와 함께 경제가 어려워지자 민족주의를 선동하는 정치인들이 서로를 비난하면서 분열을 일삼았고 결국 대중들도 분열을 했다. 그리고 10년에 걸친 내전은 동유럽의 맹주 유고를 갈기갈기 찢어서 소국으로 전락하게 되었다. 역시 정치는 위정자들이 어지럽힌다. 자신들의 정치 욕심을 위해서 만들어낸 수많은 부정적인 선동은 국민들의 분열을 만들고 그 분열로 인한 엄청난 희생은 결국 국민들이 지게 된다. 그리고 한솥밥 먹던 사람들이 서로 분열하면 더 잔악한 싸움을 한다고 했는데, 그 말을 우리는 유고연방의 분열에서 확인할 수 있다.
7월 17일 밤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말리아 난민출신으로 미네소타에서 연방하원의원이 된 오마르 의원에게 ‘너의 나라로 돌아가라’고 했고 군중들은 ‘오마르를 그녀의 나라로 돌려보내라‘는 연호를 하였다. 그동안 이민자들을 줄이고 서류미비 이민자들을 체포 추방 하겠다고 했던 대통령이 이제는 시민들에 의해 선출된 연방의원에게도 직접적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미국 역사상 이런 엄청난 발언을 한 대통령은 없었다. 모두다 경악을 하고 있다. 분열을 막고 국가의 통합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할 대통령은 지금 인종증오를 선동하고 있다. 그것은 미국의 분열과 인종충돌이라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일 수 있다. 이런 시기 소수중 소수로서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보호 할 것인가 정말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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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