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다시 달에 간다

2019-07-19 (금)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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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 7월20일 오후10시56분, 인간이 최초로 달에 발을 디딘 날이다. 아폴로 11호의 선장 닐 암스트롱은 달에 첫 발을 디뎠다. 인간이 달에서 지구로 보내는 역사적인 첫 교신을 통해 “이는 한사람에게는 작은 발자국이지만 인류에게는 위대한 도약이다”는 명언을 남겼다.

약 20분 뒤 에드윈 올드린도 사다리를 타고 내려와 달에 발을 디뎠다. 이들은 달 표면에 미국 성조기를 꽂은 뒤 월석과 흙 표본 등을 수집했다.

소련은 그보다 8년 전인 1961년 4월 유리 가가린이 보스토크 1호를 타고 우주비행에 성공, 인류 최초의 우주비행사가 되었다. 소련의 위성발사에 자극을 받은 미국은 1958년 7월 NASA를 창설하고 우주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1969년 달에 인간의 발자국을 남겼다.


이는 당시 미국과 소련의 선의의 경쟁으로 인한 결과였다. 미국의 자존심을 우뚝 세운 지 50년이 지났다. 그동안 인류의 과학 기술의 힘은 놀라웠다.

1960년대부터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SF영화 ‘스타트렉’, 이 영화에서 선보인 첨단 과학 기술은 부분적으로 현실에 적용되고 있다. 지난 7월9일부터 시작된 우버의 맨하탄 휴스턴 인근 헬기장에서 JFK 국제공항 양방향을 오가는 헬리콥터 택시 서비스가 있다. 이는 SF영화에서 끝을 모르는 초고층 아파트 사이로 수많은 소형 자가용 비행기가 이리저리 오가던 장면을 연상시킨다. 평소 1시간, 러시아워시 2시간이상 거리가 8분만에 목적지에 내려준다. 꿈이, 환상이 현실이 되었다. 상상조차 못했던 문명의 발전을 만끽하며 지금 우리는 살고 있다.

워싱턴 DC에 있는 미국립항공우주박물관 1층에는 아폴로 달 착륙선 2호(1호가 성공하여 2호선은 지상테스트에 사용)가, 2층에는 라이트 형제가 1903년 발명한 세계 최초의 동력 비행기 ‘라이프 플라이너’가 전시되어 있다. 날고 싶은 인간의 꿈을 실제로 구현시킨 동기부여의 위대한 존재이다.

그런데 50년동안 세상은 비인간적으로 변했다.
그래도 1969년에는 맨하탄 스톤월 항쟁으로 동성애자의 권리가 부각되고 8월 우드스탁 페스티발에서 젊은이들은 3일동안 평화적 시위를 벌였고 10월15일 수십만 명이 베트남전 반전 시위를 벌였다. 특히 중공은 1969년 홍위병들이 학교로 돌아가면서 격동의 시기를 지나 1971년 UN 가입,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북경을 방문하면서 전세계가 중공과의 적대적 관계를 청산했다.

60년대의 자유주의는 사람과 사람사이에도 휴머니즘이 넘쳤고 적대국간에도 긴장완화를 가져왔다.

50년 후인 지금, 각국 정부와 민간기업은 다시 달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 NASA가 2024년까지 유인탐사 ‘아르테미스’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아르테미스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남신 아폴로의 쌍둥이 누이로 이번에는 여성 우주비행사도 달에 간다고 한다.
아마존 최고경영자로 세계최고 부자인 제프 베이조스는 다섯살 때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을 보고 우주여행의 꿈을 가졌다고 한다. 그는 블루오리진을 창업, 착륙선 블루문의 실물모형을 공개한 바 있다.

미국, 러시아, 중국, 인도가 우주개발을 기치로 우주정거장을 설치하고 유인 우주시대를 계획하고 IT강국인 한국은 2030년 유인 달 착륙을 계획하고 있다.


다만 걱정인 것은 우주개발 경쟁으로 인해 거룩한 인류애가 실종될 까이다. 자국의 이익과 비즈니스 차원에서 경쟁하다보면 달에서 전쟁이 날 수 있고 이는 인류의 멸망으로 갈 수 있다. 우리가 사는 지구, 더불어 사는 모든 행성에 존경심, 경외심이 기본적인 덕목이 되어야 할 것이다.

초등학생 시절 여름, 온가족이 밤늦게까지 웅성거리며 깨어있었고 치지직거리는 흑백 TV화면에 거대한 하얀 풍선같은 우주복 차림 사람 모습이 계속 보이더니 “달이다” 하는 말소리, 얼마 후 온동네 앞집 뒷집에서 “와!!”하는 함성이 일었었다.

지구촌 수억 명이 지켜보던 그 때의 달은 지금도 밤하늘에 그대로 떠있는데, 50년이라니, 세월이 참 빠르다.

<민병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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