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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코드

2019-07-16 (화) 나 리/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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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웨체스터 칼럼

개를 키우면 한 번쯤은 개밥 때문에 고민을 한다.

시리얼보다 종류가 더 많은 사료 중에서 사람 아기의 분유처럼, 개마다 좋아하는 사료를 찾기가 쉽지 않다. 다행히 우리 집 강아지는 아무거나 잘 먹고 있었다. 다만, 우리 강아지가 먹던 사료가 심장병을 유발한다는 기사를 읽고 나서는 이번엔 직접 해 먹이기로 했다. 나 또한 계속된 등과 췌장으로 추정되는 곳의 통증과 매년 야금야금 올라가는 체중의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과체중은 모든 질병의 시작이다. 강아지 집밥을 만들며 내 밥도 건강하게 차려 먹으며 체중조절을 시작하기로 했다.

강아지 밥 만들기는 쉬웠다. 주로 단백질과 약간의 야채 과일을 섞어 만들었다. 양념할 필요도 없다. 알맞은 용량에 대해선 인터넷에 자료가 충분히 있어서 참고했다. 그렇게 신선하게 집에서 만든 집 밥을 먹더니 강아지가 떼쓰는 게 사라졌다. 보통은 사료를 먹고 또 밥을 달라고 발로 밥그릇을 쳤던 강아지였다. 하지만 집밥을 먹은 후에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식후 낮잠을 잔다.


나 또한 최소한의 양념으로 밥을 먹었다. 적어도 12시간의 공복 시간을 지키고, 밥시간이라서 먹기 보다는, 배가 고프면 먹기로 했다. 칼로리보다는 영양소를 생각했다. 백선생의 요리법에서 설탕을 최소한으로 줄였다. 밀가루를 포기했다.

그렇게 한 달 쯤 했더니 '다뇨', '다식', '다갈'의 증상이 사라졌다. 피검사상 당뇨도 아니고 혈당도 정상이었지만 항상 밤에 날 깨우는 '다뇨'와 수시로 보고팠던 '다식'과 '다갈'이 자연스레 사라졌다. 밤에 잠을 깊이 자게 되었고 살짝 배고플 땐 물을 항상 마시는 습관을 들이니 갈증을 거의 안 느꼈다. 등과 갈비 뼈 속의 통증도 서서히 사라졌다.
그런데 나와 강아지의 식습관을 바꾸고 있는 과정에 도대체 어떻게 먹는 게 정상이며, 과연 잘 먹는 것은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를 잘 알 수가 없었다.

체중조절을 위해선 운동보다는 식이요법이 중요하다는 건 알겠는데... 그 다음을 모르겠다. 체중을 줄이기 위해서 탄수화물을 안 먹는다면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문제가 되지 않는가? 탄수화물을 얼마나 줄여야 하나? 음식은 조금씩 자주 먹어야 하나?

관련 자료를 찾기 위해서 조사를 하다 보니, 구글의 인공지능이 관련 동영상과 글들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그러다 '비만코드'라는 책을 발견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인슐린이며 인슐린이 체중조절의 핵심 요인이라는 것이었다.

좀 오래된 책이기도 하고, 또한 의료에 관한 책은 잘못하면 이상한 논리를 펴내는 책을 만날 수 있어서 의심의 눈으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가 찾던 모든 질문에 대한 답들이 하나 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게다가 우리 집 강아지 사료에 대한 답도 더불어 알게 되었다. 그러나 독자가 의료적인 지식이 있음을 바탕으로 쓰여 진 책이기에 책 자체가 쉽지는 않았다. 한 문장마다 정말 사실인가 확인하면서 읽다 보니 2주 째인데도 아직도 책의 중간을 못 넘겼다.

그렇다면 과연 체중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어떻게 먹는 것이 잘 먹는 것일까. 내가 원하는 답을 찾기 위해서는 몇 개월이 더 걸려야 할 것 같다.

<나 리/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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