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군훈련에 해양동물 ‘죽을 맛’

2019-05-28 (화) 윤여춘 기자
크게 작게
해군훈련에 해양동물 ‘죽을 맛’

내년부터 7년간 워싱턴주 해역서 첨단 소나 실험

미 해군당국이 내년부터 서북미를 포함한 태평양 연안에서 각종 신무기 실험 및 작전훈련을 실시하기 위해 환경영향 예상 평가보고서를 제출한 가운데 관련 기관들이 이 수역에 서식하는 수천마리의 해양동물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해군은 거의 1,800쪽에 달하는 방대한 보고서에서 음속보다 7배 빠른 ‘레일 건,’ 초장파 수중음파 탐지기(소나), 해저수뢰 탐지용 드론 등 신무기를 실험할 계획이라며 지난 7년간 해군 실험과 훈련으로 인한 피해사례 추정치를 해양동물별로 적시했다.

연방 해양동물 보호법과 멸종위기 동물 보호법에 따라 해군의 연안작전을 규제할 책임이 있는 국립 해양수산업국(NMFS)은 특히 첨단 소나소음이 가뜩이나 개체수가 줄고 있는 태평양의 각종 고래는 물론 물개류에도 큰 피해를 입힐 것으로 보고 있다.

해군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년간 소나의 영향을 받아 잠정적으로 청각을 상실한 해양동물은 흰 장수고래, 혹등고래, 지느러미 고래 중에 1,165건, 부리 고래 중에 43건, 돌고래 중에 32만 17건, 물개 중 19만9,482건이었다. 특히 돌고래 1,330마리와 물개 30마리는 청각을 영구 상실한 것으로 추정됐다.

해군이 내년부터 7년간 소나를 실험하려는 곳은 북부 캘리포니아에서 워싱턴주까지 태평양 연안이며 워싱턴주에서는 올림픽 반도의 퀴놀 레인지, 포트 타운젠드 인근 인디언 아일랜드 해군기지, 에버렛 해군기기, 실버데일 인근의 다봅 베이 레인지, 킷샙-뱅어 해군기지와 키포트 해군 수중전 센터 및 킷샙-브레머튼 해군기지이다.

해군은 가상 적국의 잠수함들이 옛날과 달리 소음을 거의 내지 않아 이들을 탐지하기 위해 초장파 소나를 개발했다. 문제는 이 소나의 파장이 기존 소나보다 훨씬 멀리까지 미치기 때문에 그 영향을 받는 해양동물들도 많아지는 것이라고 NMFS 관계자는 지적했다.

<윤여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