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일 맨하탄 CRS서 공연하는 해금연주자 박민경씨
‘경계없는 음악회: 무궁화’ 시리즈 공연이 이달 31일 오후 8시30분 맨하탄 소재 CRS(Center for Remembering & Sharing. 123 4th ave., #2, NY)에서 열린다.
이날 해금을 연주하게 될 박민경(사진)씨를 만나 뉴저지에 거주하며 활발하게 미국 사회에 한국 음악을 소개하고 있는 연주자로서의 활동에 대해 들어봤다. 박씨는 서울대학교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받았고 한양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왜 많은 악기 중 특별히 해금을 전공하게 됐나.
▲해금은 생긴 모양부터가 좀 특이하다. 2줄 사이에 활을 끼워 줄을 문지르면서 소리를 내는 구조가 참 신기했다. 그리고 정해져 있는 음을 누르는 방식이 아닌 손가락을 쥐었다 폈다 하면서 절대음부터 수많은 미분음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악기가 가벼워 들고 다니기 편한 점도 좋았다. 26년 동안 해금을 연주하면서 해금이 할 수 있는 수많은 음악장르와 가능성에 아직도 놀라며 배우는 중이다. 어떤 음악, 어떤 악기와도 잘 어울리는 해금의 매력이 정말 자랑스럽다.
-현재 뉴욕지역에 해금 포함, 한국 전통악기 연주자는 몇 명쯤인가? 뉴욕에서 한국 전통 악기의 위상은?
▲뉴욕국악원을 비롯해 한국에서 국악을 전공한 분들이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해금연주자는 4~5분 정도. 악기보다 무용전공자들이 더 많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전공자들이 소수이다 보니 연주기회가 많지는 않다. 그래서 아직 한국음악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 현실이고, 악기 경우는 더욱 그렇다. 한국 음악은 충분한 가능성을 가졌기 때문에 그 위상을 높이는 일은 전공자들의 몫이 아닐까 생각힌다.
-연주자로서 작곡자에게 바라는 점은?
▲연주자로서 전통음악부터 새롭게 작곡된 음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가 제공되는 것은 늘 바라고 원하는 일 중 하나다. 국악기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시도하고 가능성을 여는 일 또한 앞으로 한국 음악이 발전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색깔을 잃어버리지 않는 것이다. 한 나라의 전통음악은 음악만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 철학, 역사 등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에 우리만의 색깔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작품과 악기와 무대 디자인과 의상 등을 두루 통해서.
-앞으로의 개인적인 활동 계획?
▲뉴욕으로 무대가 바뀐 6년 동안 느낀 점은 한국전통음악은 아직 뉴요커들에게는 생소하다는 것이다. 이에 관객들을 위해 곡이나 연주에 대한 간단한 설명(렉처)을 곁들인 연주회를 하고 싶다. 연주될 음악의 역사적 배경, 의미, 각 악기들의 역할, 템포의 변화 등 간단한 정보를 제공하고 음악을 듣게 하면 처음 한국전통음악을 접하는 관객들이 보다 편안하고 집중하면서 흥미를 가질 것 같다. 또한 중요한 활동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곳에서 자라는 2세들이 우리 음악을 제대로 알고, 느끼고, 접하게 하는 일이다. 한국 전통문화를 체험하기 어려운 이곳 아이들이 우리 음악으로 놀고 연주하고 부를 수 있는 기회를 줄 수 있다면 거기에 꼭 참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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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국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