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워싱턴주 농가들 시름 깊어져

2019-05-20 (월) 윤여춘 기자
크게 작게
워싱턴주 농가들 시름 깊어져

미-중 무역전쟁 확산 따라 중국 수출량 격감 우려

미-중 무역전쟁이 계속 확산될 조짐을 보이자 체리, 사과, 감자, 밀 등 막대한 양의 농산물을 중국에 수출하는 워싱턴주 농장주들이 시름에 잠겨 안절부절 하고 있다.


워싱턴주는 농수산물을 비롯한 식품의 수출규모에서 전국 50개주 중 3위를 차지한다. 지난 2017년 주 전체 농작물 생산량 중 약 3분의 1인 70억달러 상당을 수출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입품에 서로 보복관세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 농산물의 대중국 수출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특히 요즘 출하기를 맞은 워싱턴주 감자 농장주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눈치를 보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워싱턴주 감자 재배업자들은 지난 2017년 미국과 멕시코 사이에 무역마찰이 빚어진 후 냉동감자 수출량이 3억6,900만달러에서 26%나 줄어들었다. 당시 상당수 멕시코 무역업자들은 감자 수입선을 미국에서 유럽으로 돌린 후 다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난 2016년 중국에 1억1,300만달러 상당의 감자를 수출한 워싱턴주 농가들은 이전에 똑같은 상황이 중국에서도 벌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일부 중국 무역상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종결되지 않을 경우 올해 감자 수입량이 크게 줄일 것이라고 통보했다.

워싱턴주 농장주들이 우려하는 것은 중국 수출시장을 올해 잃어버리면 멕시코에서의 경험처럼 무역전쟁이 끝난 뒤에도 복구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중국의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값이 싼 다른 나라의 수입품에 일단 맛을 들이게 되면 미국 감자 값이 떨어진다 해도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윤여춘 기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