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애틀이 5ㆍ18로 하나됐다

2019-05-20 (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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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이 5ㆍ18로 하나됐다

지난 19일 제39주기 5ㆍ18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참석자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부르고 있다.



시애틀이 5ㆍ18로 하나됐다

제39주기 기념식에 총영사ㆍ한인회장 모두 참석


시애틀 한인 커뮤니티가 역사상 처음으로 오롯이 하나가 돼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을 기념하고 기렸다.

시애틀 5ㆍ18기념행사준비위원회(위원장 이정주)가 지난 19일 타코마 한인회관에서 미주한인회 서북미연합회(회장 이상규), 민주평통 시애틀협의회(회장 노덕환)와 공동 주최한 ‘제39주기 5ㆍ18민주화운동 시애틀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이형종 시애틀총영사는 물론 조기승 시애틀한인회장, 박흥열 타코마한인회장, 오시은 페더럴웨이한인회장이 모두 참석했다.

최근 10여년 사이 시애틀총영사가 직접 5ㆍ18행사에 참석하기도, 한인들의 대표성을 갖고 있는 시애틀지역 3개 한인회장들이 모두 참석하기도 처음이다. 이들은 헌화를 한 뒤 5ㆍ18 지정곡인 ‘임을 위한 행진곡’을 힘차게 부르며 대한민국의 정의와 자유를 위해 스러져간 영령들을 기렸다.

1980년 5월 신군부가 독재에 항거한 선량한 시민들을 학살하는 만행을 저질러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슬픈 역사로 기록된 5ㆍ18민주화운동은 노태우ㆍ김영삼 정권은 물론 대법원에 의해서도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됐다. 공식 국가기념일인데도 불구하고 이를 폄훼하는 세력들이 늘 존재해왔고 시애틀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기념식을 놓고 찬반 양론이 존재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올해 기념식은 달랐다. 총영사와 한인회장, 서북미연합회, 흥사단 대표 등은 물론이고 출신지역을 따지지 않고 100여명에 달하는 한인들이 모여 역대 가장 많은 참석인원을 기록했다.

이정주 준비위원장은 “5ㆍ18 기념식은 호남사람이나 진보인사들만 참석하는 것으로 인식돼 왔는데 올해는 비호남 사람들이 많이 참석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이날 행사에서 이형종 총영사는 문재인 대통령이 기념식에서 했던 정부 기념사를 대독하며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5ㆍ18의 진실은 보수 진보로 나뉠 수 없으며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ㆍ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상규ㆍ노덕환ㆍ조기승ㆍ박흥열ㆍ오시은ㆍ마혜화씨 등 한인 단체장들도 추모사와 격려사 등을 통해 “독재에 항거해 목숨을 바친 5ㆍ18 민주 영령들은 물론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소프라노 권수현씨가 나와 ‘그리운 금강산’을 추모곡으로 불렀으며 시애틀 늘푸른연대 소속인 김종섭씨 가족이 나와 기타를 치며 ‘5월의 노래’와 ‘임을 위한 행진곡’등을 불렀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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