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보잉, 시름 끝이 보이지 않는다

2019-04-10 (수)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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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시름 끝이 보이지 않는다

1분기 항공기 인도 89대로 1년전보다 32%감소

737맥스 주문은 ‘전무’


시카고에 본사가 있지만 워싱턴주 토박이 기업인 보잉의 시련이 끝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5개월 사이 신형 기종의 두 차례 추락사고로 탑승자 전원사망의 오명을 쓰게 된 보잉의 올 1분기 항공기 인도 수와 새로운 수주량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잉은 9일 올 1분기 3개월간 737 기종 89대를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는 작년 동기의 132대에 비해 32%나 줄어든 것이다. 737 모델은 역대 보잉 항공기 가운데 가장 인기있는 기종이었다. 이번에 잇달아 사고가 난 기종은 최신 버전인 ‘737 맥스’이다.

보잉은 “올 1분기 인도량이 많이 줄어든 것은 737 구형모델 인도량이 1년 전에 비해 66% 떨어진 32대에 불과했던 것이 가장 큰 원이었다”며 “737 맥스 기종은 57대가 인도돼 오히려 1년 전에 비해 66%가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올 1분기 인도량이 줄어든 것은 사고의 여파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737기종 수문량을 보면 이번 사고로 얼마가 큰 직격탄을 맞았는지 알 수 있다. 올 1분기 보잉의 737 기종 수주량은 10대에 불과했으며 두번째 사고가 터진 3월에는 단 한 대의 주문도 없었다. 지난해 1분기 737 기종의 수주가 112대였던 것에 비하면 올해 수주량은 1년 사이 10분의 1이상으로 떨어진 셈이다.

보잉은 지난 2017년 완제품 생산이 시작된 737맥스 기종을 5,000대 가량 수주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이번 사고 이후 인도네시아 가루다 항공이 50대를 취소했고 다른 항공사들도 이번 사고의 조사결과를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경우에 따라서는 보잉 737맥스 기종의 주문 취소 사태가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올 1분기 737기종이 아닌 다른 상업용 항공기 주문량이 85대로 1년 전 68대에 비해 늘어난 것은 보잉에 다소 위안이 되고 있다.

보잉이 737맥스 기종의 사고가 기체결함에 의한 것이었다고 공식 시인한 후 희생자 유가족들의 보상소송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보잉 주가도 바닥을 헤매고 있다.

에디오피아항공 사고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3월1일 주당 440.62달러로 치솟아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던 보잉 주가는 9일 주당 369달러로 떨어져 16% 정도 내려간 상태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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