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그로서리협회도 내홍 휩싸여

2019-04-05 (금)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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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서리협회도 내홍 휩싸여

KAGRO 로고



그로서리협회도 내홍 휩싸여

신임 집행부가 전임 집행부 예산문제 진상조사나서


이정섭 전임 회장, 강력 반발

타코마한인회에 이어 대표적 한인 직능단체인 워싱턴주 한인 그로서리협회(KAGRO-WA)도 내홍에 휩싸였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그로서리협회 내홍은 현 이기복 회장단과 2017~2018년 2년간 협회를 이끌었던 이정섭 전임 회장단과의 갈등 양상에서 빚어지고 있다.

지난해 단독 출마해 당선된 이기복 현 회장단은 지난 2월 21일 열린 정기총회에서 이정섭 전임 회장단 당시의 예산 집행을 문제 삼아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회장측은 총회에서 “이정섭 회장 당시 강도 피해를 입은 회원들의 보상을 위해 마련됐던 ‘에인젤 펀드’가 일반예산으로 전용됐다”면서 “한때 8만 달러까지 모아졌던 엔기금이 2만 달러로 줄어들었다”며 경위 설명을 요구했었다.

이에 대해 이 전임 회장은 당시“그로서리협회를 후원했던 주요 벤더들이 협회를 떠나고 있는 상황 속에서 협회 인건비와 사무실 운영비 등 일반 예산이 부족해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에인젤 펀드를 사용했다”고 해명했었다.

이처럼 공방이 오간 가운데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됐지만 협회는 전임 회장단의 어떤 문제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는지, 향후 일정이 어떻게 되는지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이기복 회장은 언론의 질의에 대해서도 입장을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다. 그는 본보의 공식 취재요청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가 6명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어서 더 이상 할말이 없다. 전화 연락을 삼가해달라”고 답변했다.

이정섭 전임 회장은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한지 한달 반이 지났는데 어떤 내용을 조사하고 있는지, 언제 발표할지도 공개하지 않아 마치 나에게 개인적 비리라도 있는 듯한 뉘앙스로 말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그는 “예산문제는 이기복 현 회장이 이사로 활동할 당시 이사회의 승인을 얻어 집행된 문제인 만큼 본인이 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기복 현 회장이 이정섭 전임 회장단에 대해 ‘진상조사위원회’란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지난해 11월17일 시택 힐튼호텔에서 열린 ‘KAGRO 경영인의 밤’ 행사에서 발생했던 ‘와인사건’에 대한 보복성 조치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당시 이기복 현 회장은 회원들의 경품으로 사용할 와인을 가져다 자신의 테이블에서 나눠 마셨으며 와인을 꺼내 가는 모습이 동영상에 찍혔고, 이 동영상이 그로서리협회 페이스북 등에 공개됐다. 이 동영상이 공개된 것은 이정섭 전임 회장단의 의도적 행위라는 것이 이 현 회장측의 판단인 것 같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이처럼 현 회장과 전임 회장 사이의 갈등양상 속에서 지난해 10월 사무총장으로 부임한 이윤석씨가 현 회장에 의해 지난달 전격 해고되는 사태로까지 비화했다. 이후 새 사무총장으로 대한부인회 회장과 이사장을 지낸 샌드라 잉글런드씨가 임명됐다.

이 같은 사태에 대해 한인들은 “한인 직능단체의 대표 주자인 한인 그로서리협회가 특정인의 감정 싸움에 좌지우지돼서는 안된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명확하게 공개하고 그렇지 않다면 서로 협력해 협회의 존재목적인 회원들의 이익증대에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황양준기자 june66@koreatimes.com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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