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임대 사업 전망 밝아도 트렌드 못 읽으면 소용없다

2019-02-28 (목)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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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RB 기준금리 인상으로 올해 주택임대료 역대 최고 전망

▶ 지난해 하반기 미 전역서‘전대’매물 크게 증가


주택 매매시장과는 달리 임대시장의 전망은 비교적 밝은 편이다.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됐던 임대 주택 수요가 여러 가지 사회 현상으로 공급을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주택 공급은 인구 대비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부족한 상황이다. 이혼율이 증가하고 신규 가구 수가 빠른 속도로 늘면서 주택 수요는 현재 사상 최고 수준을 이루고 있다. 높은 주택 수요로 인해 주택 임대료 상승세는 앞으로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임대 주택 수요가 급등하면서 최근 임대 주택 시장에 전에 없던 현상들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경제매체 ‘마켓워치’가 임대 주택 건물주가 알아두면 좋은 임대 주택 시장 신풍속도를 알아봤다.

■ 트렌드 놓치면 기회도 놓쳐

‘모기지은행가협회’(MBA)에 따르면 30년 고정 모기지 이자율은 올해 말 약 5%~5.8%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모기지 이자율이 오르면 주택 구입 능력이 떨어져 구입 수요가 임대 시장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임대 주택 수요가 증가할 경우 이미 사상 최고 수준인 주택 임대료는 향후 수년간 추가 상승이 불가피해진다.

온라인 부동산 정보 업체 질로우 닷컴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올해 주택 임대료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임대 주택을 소유한 건물주들의 입가에 미소를 짓게 할 만한 전망이다. 하지만 임대 주택 시장의 트렌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건물주라면 마냥 좋아할 만한 일은 아니다. 최근 주택 시장에서는 전에 없던 새로운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

에어비앤비와 같은 단기 임대 형태는 이미 자리 잡은 지 오래됐고 ‘전대’(Sublet), 크라우드펀딩 투자, 아이바이어 프로그램, 암호화폐 임대료와 같은 신종 트렌드가 임대 주택 시장에 다양한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

■ ‘전대’(Sublet)

‘에어비앤비’(Airbnb)와 ‘홈어웨이’(HomeAway)와 같은 애플리케이션 등장으로 단기 임대 주택 사업이 이미 보편화됐다. 덕분에 주택 일부 공간을 단기 세입자들에게 임대해 짭짤한 수익을 올리는 건물주도 많이 볼 수 있다.


이 같은 단기 임대 주택 사업자들이 급증하면서 나타난 현상 중 하나가 바로 ‘전대’(Sublet) 매물이다. 전대는 세입자가 임대한 주택을 다른 세입자에게 다시 임대하는 방식의 임대 형태다.

건물주와 장기 임대 계약을 맺은 세입자가 주택 일부 공간을 단기 세입자에게 재임대할 경우 전대에 해당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 같은 형태의 전대 매물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기 임대 매물 조건 중 ‘건물주 승인’(Landlord Approved)란 조건이 달린 매물은 전대 형태의 임대 매물이다.

매물 조건에서 볼 수 있듯 건물주의 승인이 없으면 전대가 불가능하다. 건물주는 전대에 관심 있는 세입자에게 승인만 해주는 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기존 임대 계약에 몇몇 조건을 추가해 만에 있을 일에 대비해야 한다. 전대 계획 세입자에게 기존 임대료에 월정액 또는 비율제로 추가 임대료를 부과하는 건물주가 가장 흔한 형태다.

추가 임대료 외에도 전대 세입자에 의한 소음이나 건물 훼손 등에 대한 책임 문제도 계약에 추가해야 한다. 단기 임대 기간 중 세입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인명 피해나 재산 피해를 대비해 세입자 보험 가입 규정을 포함하는 것도 좋다.

■ ‘크라우드펀딩’ 통한 투자

돈이 있어야 부동산 투자를 할 수 있다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과 같은 신종 자금 모금 방식의 출현으로 부동산 투자시장 진입 장벽이 예전에 비해 훨씬 낮아졌다.

크라우드펀딩은 개인 또는 몇몇 투자자 중심의 투자가 아닌 다수의 투자자들로부터 투자금을 십시일반으로 모아 부동산 투자에 나서는 형태의 자금 모금 방식이다. ‘킥스타터’(Kickstarter)와 같은 크라우드펀딩 서비스가 대표적으로 다수의 투자자들이 파트너십 형태로 부동산에 투자한 뒤 수익을 투자 비율만큼 분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투자 그룹은 주택 관리 서비스를 세입자에게 제공하고 비용은 투자자들이 분담하는 경우도 있다.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루프스탁’(Roofstock)은 임대 주택 구입 투자금을 최소 5,000달러로 규정, 일반인들의 부동산 투자 부담을 크게 낮췄다.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임대 주택 투자 시 서비스 수수료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수수료가 너무 높으면 투자 수익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 ‘아이 바이어’ 같은 신종 매매는 경계 대상

질로우, 켈러 윌리엄스와 같은 기존 대형 부동산 업체는 물론 ‘오픈 도어’(Opendoor), ‘벙글로’(Bunglo)와 같은 신규 부동산 업체들이 최근 ‘아이바이어’(iBuyer) 프로그램을 속속 시행하고 있다. 아이바이어 프로그램은 각 업체별 자체 시세 감정 프로그램을 활용, 주택의 가치를 계산한 뒤 해당 주택 소유주에게 구입 가격을 제시하는 신종 주택 매매 프로그램이다.

여러 사람에게 집을 보여줘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매매가 보장된다는 장점 때문에 조금 낮은 가격에도 아이바이어 프로그램에 관심을 보이는 주택 소유주가 늘고 있다.

집을 팔아야 하는 소유주에게 아이바이어 프로그램은 좋은 기회지만 임대 주택 건물주들에게는 잠재 경쟁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아이바이어 프로그램은 주로 낮은 가격에 구입한 주택을 단기간에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만일 목표 기간 내에 처분되지 않을 경우 손실을 줄이기 위해 임대 주택으로 전환되는데 주변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가 책정될 때가 많아 임대료 하락 요인으로 작용하기 쉽다.

■ 온라인 임대료 징수 사기 주의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 화폐를 사용한 주택 구입이 이미 수년 전부터 이뤄지고 있다.

암호 화폐를 통한 미국 내 주택 구입은 주로 외국인 구입자들이 즐겨 찾는 구입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최근 부동산 구입 자금 해외 송금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인 구입자들이 암호 화폐를 통한 미국 부동산 구입 시장의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암호 화폐를 통한 구입자 중 미국 내 구입자들에 의한 사기 피해가 늘고 있어 임대 주택 건물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에는 또 임대 주택 건물주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온라인 임대료 징수 대행 서비스와 관련된 사기 피해도 급증 추세로 건물주들이 조심해야 할 사항이다. 온라인 임대료 징수 서비스 사용에 관심이 있다면 일반 온라인 지불 서비스를 피하고 주택 임대료만 전문으로 징수하는 서비스를 사용하는 것이 비교적 안전하다.

<준 최 객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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