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코마한인회 두 행사 무산

2019-02-25 (월)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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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사 전부터 양측 욕설, 몸싸움으로 ‘난장판’ 벌여

▶ 출동 경찰관 3명, “충돌우려 있다” 해산 명령

타코마한인회 두 행사 무산

지난 23일 타코마 한인회관에서 정정이 회장측과 비상대책위원회측이 행사개최 여부와 관련해 공방을 벌이고 있다.

<속보>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타코마한인회 정정이 회장측과 전직 회장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의 행사가 폭력사태 일보 직전까지 치달아 경찰의 해산명령을 받았다.

한인회 정 회장과 김승애 이사장은 지난 23일 11시 타코마 한인회관에서 제 42대 회장 및 이사장 취임식 및 임시총회와 정월대보름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었고 정 회장의 공금유용 혐의 조사를 경찰에 의뢰한 비상대책위도 임시총회를 열어 정회장과 김 이사장이 연루된 문제들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한인회관에는 행사시간 전부터 양측 지지자들이 대거 모여들었고 외뢰를 받고 출동한 타코마 경찰관 3명이 한인회관 밖에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참석자들의 행동을 감시했다.


행사가 시작된 11시에는 한인회관의 건물 수용한도보다 훨씬 많은 70~80명이 자리를 메웠고 양측 지지자들이 서로 고성과 욕설은 물론 몸싸움까지 벌여 아수라장을 방불케했다. 일부 참석자들은 상대방 측이 자신의 목을 잡았다거나 침을 뱉었다고 주장했다.

한인회관 밖에서 지켜보던 한 경찰관은 이 모임이 “점잖치 못한 모임(not a civilized meeting)”이라며 “물리적 충돌을 피하기 위해 당장 해산하고 건물을 떠나라”고 명령했다. 양측 관계자들은 경찰관들에게 서류를 보이며 본인들의 정당성을 설명했지만 경찰관들은 모임 해산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양측은 경찰관의 해산명령 후에도 1시간 가량 회관 안에 남아 서로에게 “불법 조직”이라고 비방하다가 양측이 행사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판단되자 행사를 취소하고 자리를 떠났다.

타코마한인회 사태가 악화일로를 치닫자 한인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타코마 한인사회 뿐만 아니라 전체 워싱턴주 한인사회로 확산되고 있다.

언론보도를 통해 타코마한인회 사태를 알게 됐다는 1.5세대 A씨는 “이처럼 한인회를 바로 잡겠다고 서로 다투는 1세대들의 행동이 오히려 차세대들의 한인사회 동참을 막는 가장 큰 요인”이라며 “출동한 경찰관들이 일촉즉발의 폭력사태를 보고 한인들을 어떻게 생각할 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한인 B씨는 “이 정도까지 왔다면 양측 모두 사과와 양보보다는 끝까지 가보겠다는 심산인 것 같은데 차라리 법적으로 모든 것이 확연하게 드러날때까지 모든 행동을 자제하고 언론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이 한인사회를 위한 것 아니냐”며 “힘들고 어렵게 이민생활을 하고 있는 대다수 한인들은 이런 상황을 언론을 통해 들을때 ‘자기들 만의 세상’의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기싸움’이라는 생각 밖에 안든다”고 개탄했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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