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이성도 동포·문화담당 영사 이임 인터뷰 "이민선조들 발자취에 가슴벅찼습니다"

2019-02-23 (토) 12:00:00 신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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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리아위크 개최로 문화역량 드높여

▶ SF한인역사 관심 촉발시킨 주역

이성도 동포·문화담당 영사 이임 인터뷰 "이민선조들 발자취에 가슴벅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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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위크(Korea Week)를 기획해 한인사회 문화역량을 끌어올린 이성도 동포 문화 담당영사<사진>는 역대 가장 많은 성과를 냈다. 그의 이임 소식을 들은 동포들은 “문화원장 역할을 해냈다” “한인들의 역사적 자긍심을 높였다”며 떠나감을 아쉬워했다.

한식, 미술, 음악, 문학, K-뷰티 등 다채로운 한국문화 행사가 5일간 이어지는 2017, 2018 코리아위크는 주류사회의 감동과 친밀감을 이끌어냈고, 한인들에게는 문화정체성을 되돌아보고, 문화강국의 자부심을 확인시켜주는 자리가 되었다. 그 행사를 기획 실행하기 위해 그가 흘린 수많은 땀은 한국정서의 뿌리가 되살아나는 그리움과 문화적 행복감, 주류사회와의 더 긴밀한 연대와 협력, 수준높은 한국문화 전파, 북가주 한인문화 인프라 구축 등의 성과로 뿌리내렸다.

또 LA, 뉴욕 문화원에서만 열렸던 ‘K-팝 댄스 & 보컬 아카데미’(2주간)를 첫개최해 비한인 한류팬들을 하나로 단결시키며 한류 확산과 인적교류 기반을 쌓았다.


총영사관 리셉션홀을 문화전시장으로 활용해 한인예술인들이 재능을 펼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공관 문화공유사업도 이 영사의 기획에서 실행됐다. 지난해 5월 ‘아티스트 맘’ 전시를 시작으로 7월 ‘사이에 머물다’, 10월 ‘바느질로 그리다’에 이어 올해초 ‘그림으로 말하다’ 전까지 네번째 기획전은 총영사관의 이미지를 높여 올해초 외교부 본부 및 160여개 재외공관 대상으로 한 행정개선 우수사례에서 2위로 선정됐다.

이 영사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BTS의 인기만 보더라도 한국문화를 향한 세계인들의 관심과 애정은 상상을 초월한다”면서 “미디어 환경 변화, 문화다양성에 대한 폭발적 수요 확대 등으로 주류사회와의 우호관계 조성, 교류, 협력 확대에도 문화적 요소가 반드시 포함돼야 하며, 이 부분이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가 서로의 거리를 좁히고 공감대를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서 “우수 예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수준높은 고품격 전시, 공연 등의 기회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그는 영사로서는 드물게 2017년 상항한국인연합감리교회, 2018년 SF한인박물관, 2019년 KPA(트라이밸리한인학부모회) 초청으로 ‘한국 근현대사와 북가주’를 주제로 강연을 하며 샌프란시스코가 독립운동의 본거지이며 한인이민사의 성지라는 역사의식을 고취시켰다. 미주한인기록물, 정부기록물 등을 찾아 읽고, 공립협회, 흥사단 건물 등 대한독립의 혼을 간직한 장소 등을 방문하고, 도산 안창호 선생 인터뷰가 실린 1902년 12월 7일자 SF크로니클 등 당시 미언론의 기사도 찾아 읽고 정리하면서, 선열의 숨결이 깃든, 대한민국 역사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샌프란시스코의 역사와 자산, 그 정신이 묻혀지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이 영사는 “해외독립운동의 본부 역할을 하며 공화정의 개념을 발전시키고 임시정부를 지원한 대한인국민회는 대한민국 정체(政體)를 탄생시킨 모체”라며 “대한인국민회가 SF에서 태동한 것은 SF한인들의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선조들의 발걸음을 따라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벅찼다”면서 “선조들의 빛나고, 그래서 더 눈물겨운 역사에 공감하고 가슴 벅차 오르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이제 막 동포사회에서 논의가 시작된 선양사업은 급속히 확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온화하지만 형평성, 절차와 기준을 고집하는 원칙주의와 미집행 지원예산을 반드시 회수하는 꼿꼿한 기질 등은 지방자치단체, 청와대 민정수석실, 국무총리실 근무 등 오랜 공직생활 등의 경험을 드러내주기도 했다.

떠나기 전까지 3.1운동 100주년 기념사업 진행에 몰두한 그는 28일 SF를 떠나 국무조정실로 복귀한다. 이 영사는 “3년간 과분한 사랑과 전폭적인 지원을 보내주신 동포 여러분에게 감사 드린다”면서 “그 감사함을 늘 잊지 않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신영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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