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타코마 한인회 정정이 회장 사퇴

2019-01-28 (월)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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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대책위원회, ‘공금유용’ 혐의로 경찰수사 의뢰

▶ 임시총회 분위기 한 때 험악

타코마 한인회 정정이 회장 사퇴
정정이 회장의 공금유용 의혹 논란으로 내홍에 휩싸인 타코마한인회 사태가 결국 정회장의 사퇴와 정회장에 대한 수사 의뢰로 번졌다.

타코마 한인회는 지난 26일 임시총회를 열고 전직 회장단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와 정 회장의 입장을 들었다. 이날 임시총회는 지난해 12월 정기총회에서 정회장 측의 준비부족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재무보고를 듣기 위해 마련된 자리이기도 했다.

하지만 조승주 총회의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임시총회는 ‘공금유용’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만 재확인 시켰다.


이영부 행정감사는 “정 회장이 한국을 방문하려고 왕복 항공권을 한인회 예산으로 구입했다. 과거 어느 회장도 항공권을 자비가 아닌 한인회 예산으로 구입한 적이 없다. 타코마 한인회 건축 예산은 누구도 건드릴수 없는 예산이지만 한두번도 아니고 제멋대로 예산이 왔다 갔다 한 기록이 있어 행정감사 승인 서명을 할 수 없었다”고 공금유용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마혜화 전회장은 “왕복 항공권 외에도 데빗카드로 한인회와 관계 없는 사용처에 쓴 예산과 영수증이 첨부 안된 지출, 이사회의 허락을 받지 않고 쓴 1,000달러 이상의 지출이 10여건이 넘는다”며 “특히 한인회관 재산세 납부도 거짓말을 했고 한인회 수표의 주소지도 자신의 집으로 바꿔 은행 내역서가 자기 집으로 오게 하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너무 많은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마 전회장은 “일반계좌에서 지출됐지만 영수증이 첨부되지 않은 예산을 현재 재확인 중”이라며 “피해 규모가 명확하게 밝혀진 뒤 정회장은 물론 정회장의 이 같은 행동을 방관한 이사들에 대한 책임도 반드시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비상대책 위원인 신광재 전회장도 “오늘 아침 경찰에 정정이 회장을 횡령 케이스로 수사하도록 요청해 케이스 번호도 받았다”며 경찰수사를 통해 공금유용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법적 책임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 회장은 “시애틀 총영사가 부임 인사차 타코마 한인회관을 방문했을 때 회관 개보수를 위한 지원금을 요청했는ㄷ에 총영사는 규정상 한인회가 자금을 확보하면 매칭펀드를 해 줄 수 있다고 답변했다. 당시 한인회 모금상황이 부진했기 때문에 11월말까지 모자라는 금액을 맞추기 위해 개인돈을 기부하는 방법으로 무리수를 썼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9월부터 여러 차례 1만 달러 등 개인돈을 한인회 건축계좌에 입금시켰고 모금이 부진해 매칭펀드의 명분이 서지 않아 11월 건축계좌의 잔고 4만 5,200달러에서 건물관련 지출비용과 렌트 수입으로 남아 있어야 할 2만 7,400달러를 뺀 1만 6,800달러를 나의 개인 돈으로 보고 인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언론에 공개돼 개인과 타코마 한인회에 미칠 수 있는 불미스런 일을 막기 위해 우선 공탁을 해 놓은 후 공인회계사의 정식 결산을 받아 정확한 사실적 근거에 의해 공탁금을 회수하겠다는 생각이었다”며 “타코마 한인회 발전을 위해 무리하게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논란의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총회에는 타코마 한인회 비상대책위원회를 지지하는 한인들과 정 회장을 지지하는 한인들 사이에서 한때 고성이 오가며 험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조승주 총회 의장은 “타코마 한인회는 당분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애 이사장은 28일 언론사 광고를 통해 “이번 임시총회는 불법이며 조만간 정식 이사회를 소집해 정 회장의 사임문제를 비롯한 전반적인 한인회 현안들을 적법한 절차에 따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혀 양측의 공방이 악화일로로 치달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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