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여행 중 안전사고 누가 책임지나

2019-01-2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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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 그랜드캐년에서 관광하던 중 절벽으로 추락해 의식불명이 된 한국인 청년의 사연이 한국과 미주 한인사회의 여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관광여행 중의 사고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고가 던져주는 문제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부산 동아대의 박준혁(25)씨는 지난해 12월30일 1년 간의 캐나다 유학생활을 마치고 귀국하던 길에 현지 여행사를 통해 관광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박씨는 곧장 인근 병원에 이송되어 수차례 수술을 받았지만 현재 의식불명 상태다.

문제는 병원비가 100만달러가 넘고 환자의 한국 이송비용이 20만달러에 달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된 박씨의 가족이 “개인이 감당하고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과 언론 및 소셜미디어에 도움을 청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가장 큰 이슈는 책임의 문제다. ‘해외에서 발생한 한국 국민의 사고를 국가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나’라는 문제에 ‘개인적으로 당한 사고에 국가 지원을 반대한다’는 의견과 ‘국민을 보호하는 일이 국가의 의무’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여기에 사고 책임을 놓고 피해자 가족과 여행사 측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서 사태는 더 복잡해졌다.

한국인 해외여행 3,000만명 시대다. 앞으로 이런 사고가 또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개인이 여행 중 당한 사고에 한국정부가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천재지변 등 재난이나 테러에 의한 피해가 아닌 한 재외공관의 자국민 보호 책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인도적 차원에서 가능한 도움을 줄 수는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행자 각자의 안전의식이다. 관광에 나서기 앞서 이용 여행사의 고객 보호규정 및 보험 여부를 꼼꼼히 살피는 주의를 기울여야겠다. 위험한 곳을 여행할 때는 가이드의 안전한 안내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안전은 스스로 책임지는 태도가 필수다.

정부가 박씨를 지원해야 하는지에 대한 찬반논란을 넘어서 한국 각계에서 모금운동 등 온정이 답지하고 있다는 소식은 반갑다. 박씨가 하루 빨리 의식을 회복하고 조속히 귀국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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