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남북 철도 연결

2019-01-14 (월)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크게 작게
드디어 남한과 북한의 철도를 연결하게 되었다. 실로 70년 만에 이루어지는 기쁜 소식이다. 그 의미는 지대하다. 우선 개성 평양을 거쳐 기차를 타고 중국에 갈 수 있게 되었다. 한국의 대외교역량 절반이 중국과의 거래이니 수송비 절감이 갖다 주는 경제적 이익은 천문학적인 숫자에 이른다.

물론 북한 관광의 길이 활짝 열리는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다. 세계의 명산 아름다운 금강산 관광을 기차를 타고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모여드는 금강산 관광객이 급증하면 이건 자유진영 뿐이 아니라 북한에게도 엄청난 유익을 가져올 것이다. 금강산뿐이 아니다. 묘향산 백두산 등의 관광도 북한이 허락한다면 관광의 보륨은 배가 된다.

철도 연결은 경의선(京義線-서울 신의주 노선)뿐이 아니라 경원선(京元線-서울 원산 노선)의 연결도 의미하므로 원산 함흥을 거쳐 러시아로 달리는 동해선(東海線)도 연결되기 때문에 기차를 타고 시베리아까지 달릴 수 있다. 동해를 바라보며 달리는 동해선은 옛날부터 관광열차로 유명하였다.


남북의 철도를 연결한다는 것은 모두에게 경제적인 유익이 되기 때문에 세계의 여론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풀자는 쪽으로 기울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 (VOA)이 재빨리 보도하였다. 북한의 철도 연결에 대한 호응은 경제 제재의 올무에서 풀려나오려는 노력의 일환일 수 있다.

대륙철도(大陸鐵道)의 꿈은 오랜 인류의 꿈이었다. 부산에서 기차를 타고 파리까지 갈 수 있게 된다. 수많은 나라를 거쳐서 달리는 대륙철도는 물류(物流) 비용이 절감되어 무역 수지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유럽 러시아 등과의 교류가 활발해 지는 것은 정치 경제 문화에 기치는 영향이 매우 크다.

북한의 교통수단은 현재까지도 도로보다는 철도에 의지해 왔다. 자동차 사용이 적기 때문이다. 그런 북한에게 철도 이용의 길이 활짝 열린다는 것은 경제 발전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남북의 철도 연결은 북한으로서도 쌍 손을 들고 환영할 사안이다.

물론 이 일이 조국 통일의 길을 한 발자국 더 앞당긴다는 것은 두 말 할 것도 없기 때문에 남북이 모두 환영할 역사적인 쾌거(快擧)가 될 것이다.

남북의 철도를 연결하는 공동조사는 이미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부터 활발하게 논의되어온 사안인데 그간 남북관계의 경색으로 중단되었던 것이다. 지난 30일 조사단은 도라산 역을 출발하여 장도에 올랐다. 2,600 킬로를 달리는 조사이다. 이를 위하여 기관차는 북한 것을 쓰고 객차는 남한 것을 사용하기로 하였다.

이것은 지난 4월 27일, 남북 정상이 만난 ‘판문점 선언’에서 남북의 철도를 연결함과 동시에 기차를 현대화 하자고 결의한 것을 실천에 옮기는 첫 단계이다. 그 동안 실천이 지연된 것은 UN군 사령부가 군사분계선 통과를 하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한미 실행위원회(Working Group)에서 이견(異見)이 해소되어 드디어 실천단계로 들어섰다.

이로써 문재인 정부가 지향하는 ‘동북 아세아 경제 안보 공동체’ 구성이 한 발자국 앞당겨지고, 앞으로 예상되는 북한과 미국의 협상에 강한 추진제가 될 것이다. 다음 단계는 도로 연결이다. 이대로만 나가면 도로 연결도 무난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남북한의 살 길은 평화 구축이다. 지난번 정상회담에서 ‘전쟁 없는 조선반도 만들기’를 결의하였으니 제발 이제는 전쟁 생각을 말끔히 불식하고, ‘북진 통일’이 아니라 평화 공존으로 그 방향을 고정시켰으면 좋겠다. 그래서 남북한 주민이 누구나 아는 노래 “통일이여 어서 오라 통일이여 오라”를 나란히 서서 합창하는 때가 왔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최효섭/아동문학가·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