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신부터 건강해야

2019-01-12 (토) 김명욱/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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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感氣/cold). 감기란 기를 느낀다는 뜻이다. 한자에서 나왔다. 우리나라 말로는 고뿔이다. 고뿔은 코에 뿔이 난 게 아니다. 코에 열이 난다는 뜻으로 원래는 ‘곳블’이었다. 이것이 곳불, 고뿔로 변했다. ‘남의 염병이 고뿔만 못하다’란 속담이 있다. 남에게 있는 중한 병이라도 자신에게 생긴 감기만 못하다는 뜻일 게다.

감기가 한창이다. 기해년이 되어 하늘이 준 선물일까. 너도 나도 콜록콜록 이다. 감기에 걸리면 나타나는 증상. 콧물이 흐르고 기침이 난다. 기침할 때 목과 가슴이 아프고 열이 있다. 감기에 걸리면 흔히 하는 말. 약을 먹어도 2주, 안 먹어도 2주. 2주만 지나면 저절로 낫는 게 감기란 얘기다. 정말 그럴까. 아닐 수도 있다.

감기가 심해지면 기관지염이나 폐렴이 될 수 있다. 폐렴이 심해지면 폐혈증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폐혈증은 병원체가 혈관으로 들어가 염증을 일으키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연세대 의대 외래교수였던 ‘신바람’ 황수관 박사가 급성 폐혈증으로 사망(2012)한 적이 있다. 그러니 감기라고 우습게 여기지 않아야 한다.


감기와 독감(flu). 어떤 차이가 있을까. 둘 다 바이러스가 몸에 침투해 생긴다. 그러나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르다. 감기는 200여 가지의 바이러스가 있어 예방백신이 없다. 허나 독감은 백신이 있어 70-90% 예방이 가능하다. 독감바이러스는 한정돼 있기에 그렇다. 독감백신의 효과는 1년이다. 그래서 매년 맞아야 한다.

독감은 백신을 맞아 예방하면 된다. 그럼 감기는 어떻게 예방하나. 면역력을 키워야 한다. 감기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이길 수 있는 몸. 튼튼한 몸. 그러니 몸을 너무 혹사해 피곤해지면 감기에 걸릴 확률이 많아진다. 평소 건강관리를 잘 하는 사람들. 감기에 잘 안 걸린다. 밖에서 집에 들어와서는 먼저 손부터 씻어야 한다.

감기와 독감 바이러스가 손을 통해 전염될 확률이 많기에 그렇다. 군에 있을 때다. 냉수마찰을 한 적이 있다. 냉수마찰. 말 그대로 찬 물에 목욕을 하는 거다. 여름엔 날씨가 더우니 괜찮다. 겨울이 문제다. 겨울 냉수마찰. 물수건을 짜서 먼저 몸 구석구석을 닦아준다. 그럼 몸에서 열이 난다. 그 때 찬물을 끼얹는다.

전방에서 근무를 했기에 겨울엔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 그래도 냉수마찰을 한 덕에 감기 걸리지 않고 잘 근무했다. 감기가 몸으로 들어와 버티질 못하고 그냥 밖으로 나간 것 같다. 감기란 영어로 콜드(cold)다. 콜드란 ‘춥다’ ‘냉하다’는 뜻이다. 냉한 감기가 몸에 침투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 냉을 냉으로 막아주는 거다.

그래도 70세 넘은 노인들이나 어린아이들은 냉수마찰 조심해야 한다. 갑자기 심장이 멈출 수 있다. 겨울 냉수마찰은 아주 차지 않은 물로 몸을 닦고 샤워해 주는 게 좋겠다. 건강을 위해, 감기에 걸리지 않기 위해 추천할 수 있는 운동중 하나. 냉수마찰. 이게 습관화 된 사람들. 평생 감기에 걸릴 확률이 제로(0)퍼센트가 된다.

겨울감기가 잘 걸리는 이유. 온도에 영향이 있다. 또 습도에도 있다. 집안의 적합한 온도는 섭씨 20도에서 22도. 습도는 50-60%를 유지함이 좋다. 이 수치를 알기 위해선 집안에 온도계가 하나 있어야 하는 건 필수. 단독주택의 온도는 자동조절기로 하면 되고 아파트는 가습기로, 없으면 물을 끓여 습도를 높이면 되겠다.

이밖에 감기 예방책. 면역력을 높여주는 필수 요소인 비타민씨(C)와 아연 섭취다. 아연이 풍부한 식품엔 콩, 쇠고기, 굴, 다시마 등이 있다. 비타민C가 풍부한 식품은 오렌지, 고추, 피망 등이 있다. 비타민C는 우리 몸이 만들지 못하는 유일한 비타민. 하루 6,000mg을 3번에 나누어 식사와 함께 먹는 걸 전문가는 추천한다.

한 번 태어났으니 건강히 오래 살아가는 게 복이 아닐까. 기해년 황금돼지해. 초엽부터 유행되는 감기에 고생하고 있는 동포들. 비타민C와 아연 등을 섭취해 감기 떨어지고 면역력이 강해지길 고대해 본다. 냉수마찰도 할 수 있다면 더욱 좋고.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인생. 복스레 살아가려면 자신부터 건강해야 하겠다.

<김명욱/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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