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희망의 새 역사

2019-01-09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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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해년 새해를 전후해 미국이나 한국에서 젊은이들이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미국은 30대 나이의 엔디 김이 지난해 말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연방하원에 당당하게 입성, 미주 한인사회의 숙원을 20년 만에 말끔히 풀어주었다.

한국에서는 타협과 비리가 난무하는 정치권에서 30대 사무관이 정부 고위간부의 잘못된 행태를 용기 있게 고발하고 나서 한국 정치권에 새 희망을 주고 있다.

이들을 보면서 기해년 새해에는 당차고 멋진 젊은이들이 곳곳에서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젊은이들이 점점 늘어난다면 미주한인사회나 한국사회가 퇴보하거나 흔들리는 일은 없을 것이다.


갈수록 살기가 힘들어지면서 자신의 꿈을 한번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위축되거나 좌절하고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의 한 연구센터가 공개한 설문조사를 보면 한국인 젊은이들을 생각하면 드는 느낌이 어떤 것이냐고 물었더니 50대 이상 32.21%가 비관적이라고 했고, 20대는 50.7%가 비관적이라고 했다고 한다. 또 젊음 하면 연상되는 단어가 무엇이냐고 물으니 50대 이상 세대는 청춘, 열정, 패기, 연애, 여행, 낭만, 미팅 등의 단어를 말한 사람이 50.3%인데 반해 20-30대에선 취업, 실업, 일자리, 백수, 알바, 인턴 등의 단어를 떠올린 사람이 50%이상으로 집계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가 보여주듯 많은 젊은이들이 요즘은 어떻게든 좋은 직장에 들어가 잘 먹고 잘 살겠다는 생각에 만 매몰돼 있는 것 같다.

1세들이 보낸 젊은 시절은 한마디로 대명사가 낭만이었다. 아무리 돈이 없고 상황이 힘들더라도 젊음이 있기 때문에 돈과 상관없이 모두가 패기나 열정, 순수함으로 똘똘 뭉쳐있었다. 그래서 더욱 아름다웠다. 이런 힘을 바탕으로 이들은 모두 두려움 없이 도전정신으로 무장하고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 6.25동란의 폐허 속에서도 가난과 배고픔을 이겨내고 죽어라 땀 흘려 마침내 세계 경제대국을 이룩했고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으며 빈손으로 미국에 이민 와서도 맨 땅에서 오늘의 튼실하고 풍요로운 이민사회를 당당하게 일구었다.

이에 비해 요즘 젊은이들은 아무런 고생 없이 풍요로운 물질문명과 기계문명에 익숙해져 살다보니 모든 면에 안일하고 쉽게 안주하려는 사고가 팽배해 보인다. 그리고 실수를 두려워하며 무조건 빨리빨리 결과를 얻겠다는 생각밖에 없는 것 같다. 1세들처럼 목적을 향해 과감히 도전해보려는 의식이 결여돼 있어 매우 안타깝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베스트셀러가 된 서울대 김난도 교수의 저서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불안과 공포 속에 살아가는 이 시대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큰 격려와 깨우침을 주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절망속에 웅크렸던 자신의 젊은 시절 한때 쓰라렸던 경험을 통해 어떤 상황에서도 젊은이들이 지치거나 좌절하지 말고 끊임없이 꿈꾸고 정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저자는 “젊은 시기는 누구나 불확실성 시기이다 보니 아픈 게 정상이다. 불안하니까, 막막하니까, 흔들리니까. 외로우니까,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받아들여라. 이런 시기를 넘어지고 자빠지고 하면서 이겨내야만 밝은 미래가 있고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현실은 젊은이들이 겪어내기에 녹록치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스팩을 열심히 쌓고 부지런히 취업전선을 해매도 미래는 여전히 불확실하고 불투명하다. 그래서 불안하고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젊음은 미래를 향해 마음껏 달려갈 수 있는 힘이고 원동력이다. 좀 실패한다고 뭐가 그리 두려운가. 실패든 좌절이든 젊었기 때문에 해볼 수 있는 멋진 경험이다.

젊음은 고통을 수반하는 반면, 또 역설로 늘 반짝이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던가. 어떤 상황에서도 주저 말라. 목표가 생기면 무조건 기차에 올라타라. 그러면 기차는 고지를 향해 힘차게 달릴 것이다. 사람마다 꽃을 피우는 시기, 열매를 맺는 시기가 다를 뿐이다.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라! 그대들이 쓰는 기해년 새 희망의 멋진 소식을 앞으로도 계속 듣고 싶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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