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2019년에도 우리의 미션은…

2019-01-05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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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방정부가 문을 닫았다. 물론 꼭 필요한 곳은 문을 열고 일을 하고 있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요구하는, 멕시코 국경선에 담벼락을 설치하는데 필요한 50억 달러를, 민주당이 다수당인 의회가 승인해 주지 않고 있다. 9개 정부 부처와 20여개 산하 기관들이 이 영향권에 놓이게 되고, 전체 연방 공무원 210만 명 가운데 약 80만 명이 급료를 받지 못하고 이 가운데 38만 명은 일시 해고 상태다. 크리스마스 연휴가 끝나는 1월 2일부터 워싱턴 의사당 주변 스미소니언 박물관 등이 문을 닫고 연방정부 관련 전국의 공원들이 폐쇄를 시작했다.

국경의 담을 쌓고 안쌓는 것으로 인해서 연방정부의 문을 닫을 정도로 시급한 일인지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의구심이 간다. 멕시코와 전쟁을 하는 사이도 아닌 이웃국가와의 사이에 누구도 넘어오지 못하는 담을 쌓겠다는 것이다. 특히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이 오히려 연방정부의 문을 닫는 한이 있어도 국경에 담벼락을 쌓는 것에서 물러 설수 없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반이민 정책 중 하나로 멕시코 국경을 철통같이 막아서 중남미로 부터 들어오는 이민자들의 월경을 막겠다는 의지라는 것은 모두가 안다. 그러나 그 기나긴 국경선에 담을 쌓는다고 국경을 넘는 중남미 이민자들을 막을 수 있을까?

진나라의 진시황제를 시작으로 오늘날 중국으로 불리는 중원에 나라를 세운 세력들은 늘 기동성을 앞세운 북방세력들을 막기 위해서 만리장성을 세웠다. 그러나 만리장성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오히려 순식간에 쳐들어 왔다가 다시 북방으로 돌아가지 않고 만리장성을 세운 이후부터는 되돌아가면 장성을 또 넘어야 하니 아예 눌러 앉아서 자신들의 나라를 세우는 것을 택했다. 만리장성 밖에 있었던 북방의 연나라의 후손들이 수나라와 당나라를 세우면서 만리장성은 의미가 없어졌다.


숙적 카르타고를 멸망시키고 이탈리아 반도를 넘어 유일 제국으로 성장한 로마는 자신들의 국경을 스스로 허물고 자신들의 식민지도 로마로 인정하고 그들에게 로마 시민권을 주고 원로원으로까지 받아들였다. 이유는 로마는 변해야 했기 때문이다. 빈익빈 부익부, 오랜 전쟁으로 넓어진 영토를 방어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로마시민군, 자신들의 기득권을 확장하려던 원로원과 민중파의 피비린내 나는 내전을 끝내야 했다. 그래서 귀족 출신이었지만 민중파를 대표해서 귀족세력의 대표인 폼페이우스와의 내전을 승리로 이끈 율리어서 시저(카이사르)는 공화제를 바꿔서 로마의 통치 권력을 집중하기 위한 효율적인 제국의 기틀을 마련했다.

미국 건국 243년이다. 미국의 부흥은 끊임없이 미국으로 들어온 이민자들에 의해서 일어났다. 초기 독립이후 아프리카에서 노예로 강제 이민이 이루어졌고 이어서 유럽의 이민자들이 미국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물론 이런 때에도 이민에 대한 찬반은 늘 존재했다. 그리고 1965년 미국의 신 이민정책으로 유럽 이외의 아시아, 아프리카, 그리고 중남미에서 대규모로 미국에 들어왔다. 그리고 지금 미국은 더 이상 이민을 받지 않겠다는 이민 쇄국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미국에 이로울지 해로울지 우린 알 수 없다.

그러나 역사를 되돌아보면 사람과 물자가 쉽게 통하는 곳에서 늘 문명의 발전이 있어왔다. 지금 미국은 이민과 반이민, 인종주의와 반인종주의, 그리고 진보와 보수 등을 놓고 심각하게 분열하고 있다. 마치 갈 때까지 가보자는 모습이다.

분열은 없어지는 것이고 더함은 무한(Unlimited)을 만든다. 이런 혼란의 시기 소수계로서, 우리의 살길은 자나깨나 정치력 신장이다. 2019년에도 미주 한인 커뮤니티는 유권자 등록과 투표 참여에 더욱더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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