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2학년 인턴십 프로그램

2019-01-04 (금) 신미영/버겐카운티 아카데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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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년이 시작되고 벌써 한 학기가 지나갔다. 지난 10월에 시작한 12학년 학생들의 인턴십 프로그램도 이번 학기 동안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이 인턴십 교과 과정은 졸업 필수과목으로 버겐 카운티 아카데미에서는 SE (Senior Experience) 라고 부르고 뉴저지 교육부에서는 SLE (Structured Learning Experiences) 라고 한다. 이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들은 주에서 요구하는 수업을 듣고 이수 증명서를 받아야 한다.

나는 올해로 4년 째 인턴십을 나간 학생들을 방문하는 교사로 일하면서 뉴욕과 뉴저지의 여러 회사들을 방문하고 있다. 매 학기마다 한 번 씩은 각각의 현장을 방문하는데, 올해는 처음 방문하는 장소들이 많았고 다양한 분야의 인턴십 멘토들을 만날 수 있었다.
특히 흥미로웠던 곳은 컬럼비아 대학 산하의 병원과 연구소였다. 그곳에서 인턴십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참여하는 연구 진행 과정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또한 건축사무소에서 인턴십을 하는 학생들이 가상 버스정류장 디자인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학생들은 3D 소프트웨어를 이용해서 건축물을 만들고 있었다.


이와는 다른 분야에서 인상 깊었던 곳은 비영리 단체에서 일하는 학생들이었다. 할렘에 있는 한 고등학교에 갔었는데, 멘토의 지도 아래 학생들은 고등학교를 중퇴한 아이들에게 음악을 매개로 하는 동기 부여 수업을 하고 있었다.

그 곳 멘토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준비된 사람들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다”라고 말했는데, 이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교사들의 도움을 받으며 학생들은 컴퓨터로 작곡을 하거나, 음악을 듣고 그것을 춤으로 표현하는 수업을 하고 있었다.

SE 교과 과정의 준비를 위해 학생들은 11학년 3학기 말부터 여름방학까지 인턴십 나갈 장소와 멘토를 지원하고 정한다.

절차는 학교 성적과 이력서 접수, 인터뷰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12학년이 되면 10월부터 다음 해 5월까지 매주 수요일마다 학생들은 인턴으로 선택된 회사나 연구소로 출근한다. 출석은 학교에서 준 출퇴근기록용지에 매주 멘토의 사인을 받아 와야 하고, 이는 성적에 반영된다.

이 모든 과정은 실무를 통해서 학생들이 장래에 자신의 진로를 잘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이 원하는 전공과 관련된 곳을 택하지만, 흥미있는 다른 분야의 직종을 선택하는 학생들도 있다.

6월이 되면 학생들은 자신의 인턴십 경험을 토대로 대략 30분 간의 발표회를 갖고 평가를 받는다. 이때에는 멘토나 다른 외부 손님들도 초대할 수 있다.

교실마다 4회의 발표가 진행되는데, 이 발표를 통해서 11학년 학생들은 본인들이 원하는 곳의 멘토를 만나거나 원하는 회사나 연구소에 대한 정보를 얻고 나름 마음의 준비도 한다. 또한 저학년 학생들은 흥미있는 주제의 선배들의 발표를 들으며 미래를 준비하고 간접 경험을 하게 된다.

4년동안 방문교사로 일하면서 인턴십을 하는 학생들과 멘토의 좋은 관계가 형성되는 모습을 여러 번 보아 왔다. 그리고 이 경험이 학생들에게 얼마나 중요하고 좋은 것인지도 알고 있다.

사회 초년생들의 밑받침이 될 이런 교육은 아이들에게는 참으로 소중한 밑거름이 된다. 짧게나마 학교 울타리에서 사회로 한발 내딛어 실제 경험을 하게 되고, 또 이 때 자연히 멘토와 형성되는 친밀한 관계는 미래 학생들의 삶 하나하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학생들이 이제 학교를 벗어나 실제로 어떻게 성장해 나아갈 지 기대가 부푼다.

<신미영/버겐카운티 아카데미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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