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오리건 30대 단독 남극횡단

2018-12-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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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상 최초로 375 파운드 썰매 끌고 혼자 힘으로 성공

▶ 53일간 932마일 걸어

오리건 30대 단독 남극횡단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30대 남자가 세계최초로 남극대륙을 단독 횡단했다. 그가 53일간 썰매를 끌고 걸은 거리는 무려 932마일이었다. 직선거리로는 921마일이지만 지그재그로 걸어 11마일 정도 늘어났다.

화제의 주인공인 콜린 오브래디(33)는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 “난 내 목표를 이뤄냈다. 역사상 최초로 남극대륙을 단독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며 자축했다. 오브래디는 375파운드의 썰매를 끌면서 지구에서 가장 추운 대륙을 건넜다.

오브래디는 “마지막 32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겹고 도전적인 시간이었다”고 설명했다. 25일 아침 마지막 거점에서 출발한 오브래디는 잠을 전혀 자지 않고 32시간 30분 만에 남극 대륙과 해빙이 만나는 로스 빙붕에 도착했다. 그는 로스 빙붕의 위치를 표시한 나무 기둥 앞에서 웃으며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완주의 기쁨을 알렸다.


그는 남극의 변덕스러운 날씨가 여정 내내 괴롭혔다며 여정 48일차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남극횡단을 ‘전투’에 비유했다. 오브래디는 폭풍이 부는 남극 대륙을 횡단하면서 “어제부터 계속되는 폭풍으로 오늘만 20번 이상 바닥에 고꾸라졌다”며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소진된 상태”라고 밝혔다.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오브래디의 남극횡단 여정은 그의 삶과도 닮았다. 축구 및 수영 선수였던 그는 10년 전 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해 하반신에 화상을 입었다. 몸 전체의 25%를 뒤덮은 화상을 치료한 의사는 “다시는 이전처럼 걷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브래디는 좌절하지 않고 재활에 전념했고, 사고 18개월 만에 철인 3종경기를 완주해낼 정도로 회복했다. 철인 3종 프로 선수로 전향한 오브래디는 6년간 25개국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했다. 이후 산악 탐험에 눈을 돌린 오브래디는 2016년 5월 27일 에베레스트, 남극점, 북극점 등 3극점과 7대륙 최고봉을 등정하는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 했다.

오브래디는 “꿈을 현실로 만들었고,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 사실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남극 횡단 소회를 밝혔다. 그는 “어떤 일이든 실행하기 전에는 불가능해 보인다”는 넬슨 만델라의 말을 인용하며 도전 정신을 가지라는 그의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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