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 창업‘줄렙’사실상 폐업

2018-12-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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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사 및 매장 문닫고 온라인 판매는 계속

▶ 모기업 글렌살레 파산보호신청

시애틀 한인여성이 창업해 대박을 터뜨렸던 화장품 회사 ‘줄렙’(Julep)이 시애틀 본사와 매장들을 폐업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종업원 102명이 직장을 잃게 된다.

줄렙은 한국에서 태어나 캐나다 이민을 거쳐 프린스턴과 예일대 법대를 졸업한 뒤 스타벅스 임원으로 일했던 한인 제인 박(사진)씨가 지난 2006년 창업했다.

줄렙은 26일 “내년 1월과 2월중 시애틀 본사와 벨뷰 및 워싱턴대학 인근에 있는 매장을 닫는다”고 밝혔다. 줄렙은 자체 매장을 폐쇄하는 대신 온라인과 노스트롬 백화점 등에서는 판매를 계속한다고 덧붙였다.


줄렙이 사실상 오프라인 폐업 수순을 밟게 된 것은 지난 2016년 12월 줄렙을 인수한 뉴욕의 신생 화장품 기업 ‘글렌살레(Glensaol)’가 지난 주 뉴욕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제인 박씨는 줄렙이 글렌살레로 합병된 뒤에도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왔지만 모회사의 파산보호신청으로 자신이 힘들게 일궈왔던 회사의 꿈을 사실상 접게 됐다.

스타벅스 본사 신제품 담당이사를 지냈던 박씨는 지난 2006년 스타벅스 커피숍을 본딴 아늑한 분위기의 네일 살롱을 연 후 월회비 19.99달러를 내는 15만여명의 가입자를 둔 온라인 미용재료 소매기업으로 성장시키며 대박을 터뜨렸다.

박씨는 당초 네일숍 브랜치로 출발했던 줄렙을 통해 자체 화장품을 생산, 온라인을 통해 유통시키는 화장품 전문회사로 성장시켰다. 이후 ‘얼타 뷰티’와 노스트롬 백화점에도 진출하는 등 지명도 높은 최고급 화장품 브랜드로 부상했다.

하지만 줄렙은 지난 2016년 9월 워싱턴주 법무부로부터 소비자 기만혐의로 고발당해 300만달러를 배상하기로 합의했었다. 법무부는 줄렙이 2012~2015년 네일 화장품 배달 판매에 고객들을 가입시킨 후 이를 취소하기 어렵게 만들어 워싱턴주 고객 5만 5,000여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이후 자금난에 시달리며 지난 2016년 글렌살레에 합병됐고 결국 2년 만에 최대의 위기를 맞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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