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출기간 늘리면 이자지불 기간 늘어나 손해

2018-12-27 (목)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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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레딧카드 빚 갚은 게 목적이면‘캐시-아웃’재융자 필요

▶ 모기지 재융자가 나쁜 결정이 될 수 있는 5가지 상황

대출기간 늘리면 이자지불 기간 늘어나 손해

재융자를 한다고 무조건 이득을 보는 것은 아니다. 집에서 거주할 기간과 본인의 재정상황 등을 꼼꼼히 따지는 것이 필요하다. [AP]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모기지 이자율이 꾸준히 오르면서 좀 더 낮은 이자율로 갈아타기 위해 재융자를 생각하고 있다면 서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오를 금리와 이자율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낮을 때 서둘러야 월 페이먼트도 낮출 수 있고 이미 주택에 쌓인 홈에퀴티도 좀 더 좋은 조건에 이용할 수 있다. 재융자라는 것이 당연히 현재 모기지보다 더 좋은 조건이어야 결정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옳은 선택은 아니다. 이번에는 지금 가지고 있는 모기지를 재융자로 돌리는 것이 현명하지 못한 결정이 될 수 있는 5가지 상황을 짚어본다.

■거주기간과 재융자 기간 따져야

재융자는 새롭게 받게 되는 낮은 이자율을 통해 적은 월 페이먼트를 내는 식으로 이득을 누리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는 현명한 선택 같지만 새로운 대출이 무조건 돈을 아끼게 해주는 것은 아니다. 우선 대표적으로 머지않아 이사를 떠날 생각이라면 재융자는 좋은 선택이 아닌 셈이 된다.


만약 재융자로 갈아 타서 결국 매달 100달러를 아끼게 됐는데 재융자를 받는 과정에서 3,000달러의 수수료 등 비용을 썼다고 가정해 보자. 재융자를 받지 않았으면 쓰지 않아도 됐을 3,000달러를 회수하기 위해서는 매달 100달러씩 절약액을 최소한 30개월 이상 유지해야 한다. 그런데 그전에 집을 팔고 이사를 가버린다면 재융자 수수료만 든 셈으로 실제적인 이익이 사라지게 된다.

또 재융자는 대출 기간을 늘리는 즉시 더 많은 손해를 초래한다. 만약 30년만기 모기지를 10년 동안 갚았고 재융자를 새롭게 30년 만기로 받는다면 결국 이자를 지불하는 기간을 10년 더 늘리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당장에 줄어들 이자율과 월 페이먼트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집에서 거주할 기간과 새롭게 받은 재융자의 대출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크레딧카드 빚 상환은 주의해야

낮은 이자율로 재융자를 받아 높은 이자율의 크레딧카드 빚을 갚는 것은 나쁜 발상은 아니다. 그러나 크레딧카드와 관련된 지출 및 상환 계획에 있어서는 철저하게 확실한 계획과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크레딧카드 밸런스를 없애기 위해서는 소위 ‘캐시-아웃 재융자’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주택에 빚진 것보다 더 많이 대출을 받아서 나머지는 현금으로 인출할 수 있는 옵션으로 이 돈으로 높은 금리의 크레딧 카드 빚을 해결하는 식이다.

모든 과정을 거쳐 카드사에 그동안 밀린 밸런스를 해결하고 내는 이자가 줄어들면 뿌듯하겠지만 그 이후에는 더 늘어난 모기지와 그만큼 많아진 월 페이먼트가 생길 수 있음을 우선 고려해야 한다. 한번 정도야 위기를 넘길 수 있어도 다시 한번 재융자로 카드빚을 갚을 상황에 처한다면 그때는 일이 잘못 돼 집이 은행에 넘어가는 최악의 상황까지도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리모델링은 투자 개념으로 접근해야


앞서 언급한 캐시-아웃 재융자는 집에 쌓아둔 에퀴티를 현금화해 집을 리모델링하는데 쓸 수 있다. 오래된 욕실을 최신식으로 업그레이드하고 그동안 꿈에 그려온 가전제품들로 주방을 새롭게 재창조할 수도 있다.

리모델링을 위한 재융자는 집을 고치는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는 방법으로는 적은 비용만 들여도 가능한 옵션이다. 그러나 이때 고려할 점은 집의 가치를 높여주지 못할 프로젝트에는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재융자를 받으면 더 많은 부채를 지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이를 투자로 생각해서 더 높은 수익률을 보장할 수 있는 선택일 때만 집에 대한 리모델링 결정을 해야 한다.

■다른 투자를 위한 결정이라면 주의해야

주식이나 채권 등 여러 가지 자산에 투자를 하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부를 축적하기 좋은 방법이지만 다만 이때 투자금을 집을 담보로 해 캐시-아웃 재융자 등을 받아 마련했다면 매우 위험한 투자 결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재융자 자체가 양도성 예금증서(CD)와 같이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률을 약속하면서 ‘안정적인’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더 높은 수익성을 지닌 투자인 경우 상당한 리스크를 내포한 경우가 많다. 이런 까닭에 실패하면 돈은 돈 대로 잃고 더 늘어난 모기지 잔액만 빚으로 떠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투자를 위해 재융자를 받는 경우는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급변하는 시장에서도 생존할 수 있고 실패 확률을 낮추기 위해 재정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공짜 재융자에 속지 말아야

소위 점심식사에 관한 속설은 모기지에도 똑같이 통용되는데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어떤 모기지라도 수수료와 기타 비용들이 뒤따르게 마련이다.

따라서 어떤 모기지 렌더라도 ‘수수료가 없는 공짜 재융자’ 등으로 현혹하려고 해도 곧이 믿어서는 안 되고 이런 렌더는 의도적으로 피해야만 한다.

이런 식으로 홈오너를 유혹하는 이들은 엄마가 아이들 식사에 먹기 싫어하는 야채를 숨겨 두듯이 재융자 과정 곳곳에 클로징 비용 등을 감춰두고 있을 뿐이다.

이런 숨은 비용들은 대출 총액에 스며들거나 내야하는 이자율에 숨어들어 결국에는 홈오너의 재정적인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대출기간 늘리면 이자지불 기간 늘어나 손해

크레딧카드 빚을 갚는게 목적이라면 ‘캐시-아웃’ 재융자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AP]



<류정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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