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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서울답방과 비핵화

2018-12-12 (수)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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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전부터 북미간에는 서로 막힌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비중 있는 인사나 민간인들이 정치적 접근이 아닌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접촉이 있었다. 이른바 민간외교였다.

그중 하나가 1994년 북핵위기 해소를 위해 마련한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이었다. 당시 카터 대통령은 북한을 전격 방문, 김일성 주석을 만나 핵개발을 포기하면 경수로를 지어주겠다고 제안, 북한이 핵시설을 파괴해 보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하지만 미국의회에서는 이 정도로는 믿을 수 없다면서 북한의 태도를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 그후 북한은 국력을 총동원해 핵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갈수록 민생고는 피폐해져 아사하거나 굶주림을 참지못해 탈출을 시도하는 고난의 대 행군이 이어졌다. 이들의 숫자를 미국측은 200만명, 한국측에서는 300만명으로 추산했다.

북한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없이 세계평화를 깨뜨리며 한반도의 위협적인 존재가 되고 있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가 칼을 빼들고 북한의 지도자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갖고 비핵화의 약속을 받아냈다. 김정은은 그 실현의 일환으로 세계인이 보는 가운데 핵시설을 파괴하는 모습을 또 한번 연출했다.


하지만 미국이 원하는 건 완전무결한,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이다. 즉 핵시설 사찰과 그동안 보유한 플루토늄과 핵폭발장치에 대한 검증을 모두 확실히 받으라는 것이다.

북한은 미국을 허술하게 보고 적당히 넘어가려단 큰 코 다칠 수 있다. 미국은 리비아의 통치자 카다피로 하여금 핵포기를 하게 하고 곧바로 제거해 버리는 가하면, 최근의 G20정상회담에서 미중간의 무역갈등 해소를 위한 협정에 중국과 동의하기 무섭게 곧바로 세계 제1위인 중국 최대 통신장비 생산업체 하웨이의 2인자를 캐나다에서 체포하도록 지시하고 나섰다.

미국은 자국에 위협적인 존재가 되는 나라나 기업들은 모두 그대로 보고 있지 않는 무서운 나라이다.

미국은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그들이 원하는 체제 보장이나 경제적 지원이 아닌, 더 강력한 대북체제, 이제는 그동안 잠잠했던 인권문제까지 들고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은 김정은이 답방한다고 한동안 떠들썩, 김정은의 숙소를 교황의 방문당시 머물던 곳으로 할까 어디로 할까 난리법석이었다. 청와대 핵심참모들 사이에서도 김정은의 서울 연내 답방에 대한 시나리오들이 긴급 논의될 정도였다 한다. 하지만 김정은은 미국과의 관계도 심상치 않은데 와 봐야 크게 실익이 없다는 계산인지,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인지 아직 아무런 반응이 없다.

김정은의 서울답방은 물론 잃을 것은 없다. 어려운 경제난 해소에다, 햇볕정책으로 북한 주민들에게는 희망의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입지강화, 내부동요를 잠재울 수 있는 이점도 있을 것이다.

북한은 미국의 희망대로 완전한 비핵화를 먼저 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그의 답방이 설사 연내든 새해 초든 이루어진다 해도 한반도 평화정책에 무슨 도움이 될 런지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여전히 설왕설래이다.

미 국무부는 최근 북한에 미사일 기지 확장의 조짐이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은 어떻게든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내는데 일조하겠다며 북한과 한반도를 관통하는 남북한 평화 철도건설에 열을 올리면서 김정은이 오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 어떻게든 한반도 평화의 사도가 되겠다는 것이 그의 염원이다.

이제 남북한 철도가 개통되면 앞으로 김정은은 언제고 마음만 먹으면 아무런 거침없이 열차를 타고 남한을 드나들 수 있을 것이다. 지난 6.25를 생각하면 가슴이 오싹하다. 수많은 젊은이들의 피로 지킨 강토, 이처럼 쉽게 길을 열어주어도 될까.

이제 곧 세계가 평화의 문을 열고 크리스마스 캐롤에 귀를 기울이게 될 것이다. 한반도에 평화 정착은 언제나 될까. 김정은에게서 과연 그걸 기대할 수 있을까. 김정은은 이제 하루 속히 완전무결한 비핵화의 의지를 확고하게 보여줄 때가 되었다.

<여주영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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