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해도 감동과 화합 돋보였다”

2018-12-07 (금)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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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안성진 가족재단 24회 성탄 콘서트에 500여명 성황

▶ 미국인들 한국어 배워 합창 합류…현악 3중주 연주 압권

“올해도 감동과 화합 돋보였다”

지난 6일 린우드 트리니티 루터란 교회에서 열린 제24회‘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에서 모든 출연자들이 나와 ‘오 홀리 나잇’을 부르고 있다.

고 안성진 목사 가족이 6일 저녁 린우드 트리니트 루터란교회에서 개최한 제 24회‘머킬티오 크리스마스 콘서트’가 만원사례를 이뤘다.

시애틀지역에서 가장 큰 파이프 오르간을 자랑하는 이 교회 자리를 가득 메운 500여청중은 정상급 연주를 통해 이 콘서트가 추구해온 ‘사랑과 감사’및‘감동과 화합’에 박수갈채를 보냈다. 청중은 예년처럼 미국인과 한인들이 반반 정도씩이었다.

이 교회 오르간 연주자인 노스마 아모트 넬슨 박사가 바흐의 칸타타 ‘눈 뜨라고 부르는 소리 있어’ 등 3곡을 장엄하게 연주하면서 막이 오른 후 임마누엘 합창단이 첫 무대를 장식했다. 이 성탄 콘서트의 음악감독인 박관빈씨가 지휘자로 있는 시애틀 한인장로교회 성가대를 주축으로 미국인 성악가들이 합류해 32명으로 이뤄졌다. 마틴 루터의 ‘강한 성’(A Mighty Fortress)을 비롯해 ‘주 기도문’, ‘조이 투 더 월드’ 등 4곡을 빼어난 하모니로 선사했다. 미국인 성악들은 이 곡들을 부르기 위해 수많은 연습을 통해 한국어 가사를 익혔다.


박씨와 시애틀 및 벨뷰 청소년심포니 멤버들로 이뤄진 바이올린 앙상블, 바리톤 제이콥 카스페, 이사콰 고교 11학년생인 한인 조슈아 박군의 플루트 독주, 소프라노 올리비아 커, 한인 소프라노 비비아나 오의 공연이 줄을 이었다. 특히 조슈아 박군은 장 프랑세의 콘체르토(프레스토)를 빠른 템포에 맞춰 놀라운 연주실력을 과시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날 콘서트의 하이라이트는 현악 3중주였다. 줄리아드 음대 출신인 박관씨가 바이올린, 신혜윤씨가 첼로, 크리스토퍼 포스텔이 비올라를 맡아 베토벤의 ‘현악 3중주 E플랫 3번’을 연주해 현이 낼 수 있는 최고의 소리를 선사했다.

이어 무대에 오른 바리톤 구광석씨의 공연도 큰 인기를 모았다. 비제의 ‘하나님의 어린 양’(Agnus Dei)에 이어 한인들 귀에도 익숙한 로시니의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중 아리아 ‘만능 일꾼에게 길을 비켜라’를 제스쳐와 함께 박진감 있게 불러 환호성을 자아냈다. 소프라노 비비아나 오와 올리비라 커, 알토 아리아나 험너, 바리톤 제이콥 카스페 등이 부른 4중창 캐롤과, 합창단 및 어린이들이 헨델의‘할렐루야’에 캐롤‘기쁘다 구주 오셨네’를 섞어서 부른 공연도 청중을 신나는 분위기로 이끌며 찬사를 받았다.

마지막으로 청중과 연주자들이 함께 참여한 싱어롱 캐롤에 이어 이 콘서트의 오랜 전통으로 자리잡은 ‘오 거룩한 밤’을 제창하는 것으로 올해 콘서트는 막을 내렸다.

지난 1993년 고 안성진 목사가 이웃 머킬티오 미국인들에게 성탄 선물로 음악을 선사하자는 취지로 출발한 이 음악회는 올해도 청중이 자발적으로 모금함에 넣은 기부금을 자선단체인 ‘네이버 인 니드(NIN)’에 전달한다. 지난해 연주회에서는 1,700여달러가 모아져 전달됐다.

콘서트를 준비한 안 목사의 딸 안문자씨와 며느리인 써니 안씨는 “올해 음악회에도 많은 분이 참석하고 후원해주셔서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도 더 좋은 콘서트로 찾아뵙겠다”고 말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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