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낙태시술 받으러 오리건주로

2018-11-26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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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년 총 8,610건 중 11.2%가 타주 출신 여성들

전국에서 낙태정책이 가장 너그러운 주로 평가 받는 오리건주에 임신중절을 원하는 타주 여성들이 몰리고 있다.

연방 질병통제국(CDCP)이 지난 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오리건주에서 시행된 낙태시술은 총 8,610건이었으며 이 중 7,847건은 대상이 오리건주 여성들이었고 나머지 763건(11.2%)은 타주 출신 여성들이었다.

오리건주에서 낙태 시술을 받은 타주 출신 여성들의 비율은 워싱턴주와 아이다호주의 4.6%보다 2.5배나 높다.


낙태권리 지지 단체 ‘프로 초이스 오리건’의 그레이슨 뎀시 사무총장은 “오리건주에선 낙태가 합법이라 언제든지 시술을 받을 수 있다고 사람들이 추정하지만 아이다호주 여성들이 시술을 받으려면 주 경계선을 넘어 도심까지 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다호주의 경우 낙태시술을 받기 원하는 여성에게 병원 측이 시술을 받지 않도록 의무적으로 상담해줘야 하고, 24시간 대기시간을 줘야 하며, 미성년자들에겐 부모의 동의를 받도록 하는 등 제한조치가 많아 이런 조건이 전무한 오리건주에서 시술을 받으려고 타주 여성들이 몰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아이다호 뿐만 아니라 캘리포니아 북부 주민들의 오리건주 원정시술도 최근들어 급증해 오리건주 애쉬랜드 지역의 낙태 시술소들이 크게 바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낙태 시술을 받기 위해 알래스카에서 포틀랜드나 시애틀로 여행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증가하 있는 추세라고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또 오리건주에서는 미국가족계획연맹(Planned Parenthood)가 운영하는 일반 클니릭에서도 타주와는 달리 임신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낙태시술을 받을 수 있고, 간호사들이 낙태 시술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도 타주 여성들이 오리건주로 와 낙태 시술을 받는 원인이 되고 있다.

한편 CDC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5~44세 여성인구 1,000명 당 낙태 시술 건수가 11.8건으로 집계됐고 20대가 전체 건수의 60%를 차지했다. 인종별로는 백인이 가장 낮아 1,000명 당 6.8건이었던 반면 흑인은 1,000명 당 25.1건으로 가장 높았다.

전국에서 사우스 다코타주의 낙태시술 건수가 가장 적었고 뉴욕주가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전반적으로 낙태시술이 줄어든 것은 피임하는 가임여성이 늘어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며 일부 보수지역 주정부들이 낙태 시술을 규제하는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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