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심백강 원장, “역사까지 온전히 찾아야 광복”

2018-10-30 (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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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W ‘북소리’서 울림있는 역사강연

심백강 원장, “역사까지 온전히 찾아야 광복”

심백강(오른쪽에서 여섯번째) 민족문화연구원 원장이 지난 27일 UW북소리 강연을 마친 뒤 주요 참석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일제로부터 땅만 회복했다고 광복이 아니며 우리 민족 국가와 역사를 온전히 되찾아야 진정한 광복이라고 한국의 저명한 역사학자가 강조했다.

심백강 민족문화연구원 원장이 지난 27일 워싱턴대학(UW) 교양 프로그램 ‘북소리’에서 ‘잃어버린 상고사 되찾은 고조선’을 주제로 펼친 강연은 말 그대로 ‘울림이 있는 역사이야기’였다.

일본이 우리 나라를 식민통치하면서 총독부 산하에 ‘조선사편수회’를 두고 우리 역사의 왜곡을 주도했으며, 광복 후에도 그곳에서 일했던 인물들이 우리 역사를 정리했기 때문에 일제의 잔재가 현재까지 그대로 남아있다는 것이다.


심 원장은 “광복 70년이 지났는데도 우리 역사학계를 주도하고 있는 소위 강단사학자들의 주장은 일본학계의 주장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일갈했다.

심 원장은 이날 무엇보다 학계에서 풀지 못하는 수수께끼 가운데 하나인 고조선(古朝鮮) 강토의 영역(강역ㆍ疆域) 문제를 다뤘다.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인 고조선의 위치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아 우리 고대사는 뿌리부터 뒤엉켜 풀리지 않고 있다. 현재 청천강 이남(이병도), 압록강 이남(노태돈) 이론과 함께 중국 요녕성의 요수 동쪽에 흐르는 혼하 남쪽을 보는 시각도 있다.

심 원장은 한중일 3국이 모두 인정하고 있는 중국 최초의 지리서인 <산해경>을 근거로 고조선의 주무대가 중국 북경 인근이었다고 주장했다. 그 역사적 자료로 중국 역사서에 ‘조선하’(朝鮮河)가 나오며 중국이 이를 왜곡하기 위해 ‘조하’(潮河)로 이름을 바꾼 사실 등도 공개했다.

심 원장은 우리 조상들이 조그만 한반도에 머물지 않았고 중국 중원을 장악하고 활동했던 민족이었다고 지적했다. 중국 사료들을 보면 신라 출신 김한보의 후손인 여진족 아골타가 세운 나라가 금(金)나라였고 그 여진족이 세운 청나라로 중국이 끝난만큼 우리 민족이 중국의 처음과 끝을 맺었다고도 주장했다.

심 원장은 한발 더 나가 “현재 남과 북이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로 분리된 지촌의 마지막 나라인데 이는 우리나라가 자본주의와 사회주의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내기 위한 것일 수 있다”고도 역설했다.

한편 UW ‘북소리’행사를 주관하는 한국학도서관의 이효경 사서는 “심백강 원장의 강연에 대해 한국사학계의 통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한국 고대사 강연이라는 염려를 주신 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 사서는 “북소리는 한인사회와 함께 다양한 한국책을 소개하고 다양한 책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이지 학문적인 정통성에 대한 논의를 다루는 자리가 아닌 만큼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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