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올해 가을음악회 특별했다

2018-10-22 (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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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회 공연서 시애틀ㆍ뉴욕ㆍLA 정상음악인 만나

▶ 제갈소명 피아노 연주 일품

올해 가을음악회 특별했다

지난 20일 밤 페더럴웨이 공연예술센터에서 열린 워싱턴주 음악협회 가을음악회의 마지막순서에서 출연진이 모두 나와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고 있다.

워싱턴주 음악협회(회장 김무웅ㆍ이사장 이제선)가 지난 20일 페더럴웨이 공연예술센터(PAEC)에서 개최한 제39회 연례‘가을음악회’가 여러면에서 호평을 받았다.

우선 시애틀은 물론 미국을 대표하는 대도시 뉴욕ㆍLA에서 활동하는 최고수준의 한인 음악인들이 출동해 시애틀의 가을밤을 수놓았다는 점에서 여느 해보다 수준이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다 시애틀 한인사회의 대표적 콰이어로 성장한 에버그린합창단(단장 김도석)도 한결 원숙해진 화음을 선보여 큰 박수를 받았다.

매년 김무웅 회장이 사회를 맡아왔지만 외국인 청중도 늘어나자 올해에는 음악협회 후원이사인 김경곤 변호사가 함께 영어로 사회를 맡은 점도 눈에 띄었다.


이날 공연은 에버그린합창단이 막을 열어 변효경씨의 지휘와 윤희정씨의 피아노 반주로 ‘고향의 노래’와 ‘청산에 살리라’를 불러 자리를 메운 500여 청중에 한국 가을의 향수를 자극했다.

뉴욕에서 활동중인 소프라나도 이철화씨의 노래도 감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우리 가곡 ‘보리밭’에 이어 드보르작 오페라 ‘루살카’의 아리아 ‘달의 노래’를 아름다운 음색으로 불렀다.

이어 LA에서 온 바리톤 김동근씨가 좀체 듣기 어려운 헨델의 오라토리오 ‘삼손’중에 ‘명예와 무기’를 불렀고, 이어 이철화와 듀엣으로 한인들 귀에도 익숙한 ‘더 프레이어’(기도)를 열창했다.

시애틀을 대표하는 소프라나 김도희씨의 공연도 역시 빛났다. 피아니스트 김경신 박사의 반주에 맞춰 오페라 ‘로미와 줄리엣’의 아리아인 ‘나는 살고 싶어라’를 애절하고도 호소력 있게 부르며 변함없는 ‘최고 성악가’라는 명성을 과시했다.

뉴욕에서 찾아온 테너 전승철씨도 이날 큰 사랑과 주목을 받았다. 높은 음을 미색으로 처리해 평온하면서도 분위기를 띄워 곧바로 앙코르를 받았다. 오페라 ‘토스카’ 아리라인 ‘별은 빛나건만’과 E.D. 쿠르티스의 ‘나를 잊지마세요’(물망초), 그리고 앙코르 곡으로 조두남의 ‘뱃노래’를 열창했다.

시애틀과 뉴욕의 만남인 김도희ㆍ전승철 듀엣은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중 ‘축배의 노래’를 신나게 불러 청중들을 들뜨게 했다.

제2부 무대는 이번 음악회의 하이라이트인 피아니스트 제갈소망 몫이었다. 리스트 콩쿠르대회 우승자답게 이날도 리스트의 피아노 독주곡인 ‘순례의 해 1년’ 가운데 1곡인 ‘빌 헬름 텔 성당’과 5곡인 ‘폭풍우’에 이어 카푸스틴의 ‘변주곡’, 라벨의 ‘라 발스’ 등 고난도의 곡들을 ‘건반의 마술사’처럼 악보 없이 연주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합창단과 성악가 등 출연진이 모두 무대에 나온 가운데 ‘그리운 금강산’을 부르는 것으로 올해 가을음악회는 막을 내렸다.

김무웅 회장은 “뉴욕과 LA 등 멀리서 찾아준 음악인은 물론 음악회를 사랑해주는 한인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면서“40회째가 되는 내년에는 더욱 특별한 프로그램으로 한인 여러분을 찾아뵙겠다”고 약속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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