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한인커뮤니티 고민 시작됐다

2018-10-01 (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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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인사회 발전방향 첫 토론회서 지도자들 의견 개진

▶ 6시간30분 ‘마라톤 강연, 토론’

한인커뮤니티 고민 시작됐다

지난 29일 페더럴웨이 코트야드 매리어트호텔에서 워싱턴주 한인사회 단체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인사회 발전방향 첫번째 대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한세기 가까운 이민역사를 지닌 시애틀을 비롯한 워싱턴주의 한인사회가 나가야할 방향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시작됐다.

시애틀ㆍ타코마ㆍ페더럴웨이 등 시애틀지역 3개 한인회가 주관하고 시애틀총영사관이 후원하는 모양새로 지난 29일 페더럴웨이 코트야드 매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한인사회 발전방향 대토론회’는 여러 면에서 큰 의미를 가졌다.

시애틀과 타코마한인회가 분기별 또는 연간 두 차례 정도 열렸다가 최근에는 그 마저 열리지 않는 ‘한인사회 단체장 회의’는 사실상 단체간 행사일정 조율에 그쳤다.


하지만 이날 열린 토론회는 규모있는 한인단체의 임원들이 60여명이 나와 ‘우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아침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6시간 30분간 강연을 듣고 각자의 의견을 피력하면서 한인사회에 대한 고민과 성찰, 미래 등을 점검했다.
토론회는 참석자들이 이름, 소속단체, 졸업한 초등학교, 최근 가장 기뻤던 일 등 4가지를 30초 안에 밝히도록 해 공식 모임에서 자신을 소개하는 방법부터 익혔다.

이어 다른 사람들의 강연이나 의견을 듣고 질문하는 방법도 터득했다.

워싱턴주 한인변호사협회 전 회장이며 현재 시애틀시 변호사인 미쉘 첸, 김형찬 전 웨스턴 워싱턴대학 교수, 시애틀지역 TV방송국 기자인 엘리사 한씨가 강사로 나와 한인들의 정체성부터 언론과 인터뷰하는 요령 등까지 폭 넓게 설명했다. 한씨는 “영어로 인터뷰 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기회가 주어지면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담담하게 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영민 전 페더럴웨이 시장과 함께 이번 토론회를 준비한 정상기 킹 카운티 판사가 진행한‘한인사회를 둘러싸고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슈에 대한 대처방안’은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사태를 예로 들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정 판사는 “카네이션에서 테리야키 식당을 운영하는 한인부부가 게이 결혼식에 음식을 팔지 않고 ‘우리 한인들은 게이를 싫어합니다’라고 말해 미국 방송에 대대적으로 보도됐다고 가정하자”며 이 경우 대처방법을 물었다. 정답이 없지만 ‘한인사회 성명을 발표하자’, ‘개인의 일이니 알아서 처리하도록 하자’는 등 여러 의견이 나왔다.

이어 오후 세션에서는 신디 류 워싱턴주 하원의원, 피터 권 시택시의원, 김혜옥 전 시애틀시부시장, 레로이 맥컬럭 킹 카운티 법원 판사 등이 나와 공공기관이 바라는 한인사회의 모습이나 연계 및 소통 방법 등을 강연했다.

끝으로 박 전시장과 KAC-WA의 에리카 정씨가 사회를 보는 가운데 참석자들이 각자 한인사회 발전을 위한 의견과 이날 토론회에 대한 평가를 했다. 참석자들은 모두 이날 대토론회와 같은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이형종 총영사도 이날 인사말을 통해 “이 같은 모임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더욱이 총영사관이 아닌 한인사회 자체적으로 이뤄지길 바라며, 이를 적극 돕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영민 전 시장은 “당초 계획했던 모든 강사들이 나와 전문성과 경험을 배경으로 동포사회 발전에 대한 견해를 발표했고 참석자들도 진지하고 심도 있게 소통했다”고 평가했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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