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중 무역전쟁 워싱턴주 수산업계에 직격탄

2018-09-21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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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부터 양국에 수입관세 물게 돼 ‘이중 펀치’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간의 무역전쟁이 계속 확산됨에 따라 이미 피해를 입은 워싱턴주의 밀 재배농가, 사과 과수업자, 포도주 제조업자 등에 이어 수산업계가 더 심한 ‘이중 펀치’를 얻어맞을 전망이다.

시애틀에 근거를 둔 수산회사들은 알래스카 해역에서 연어, 대구, 가자미, 게 등을 포획해 가공비가 미국보다 훨씬 싼 중국으로 수출한 후 가공식품을 다시 수입하고 있어 중국과 미국에 모두 관세를 물게 될 판이다.

중국이 지난 7월 발표한 과세 대상 미국 수입품에는 실제적으로 모든 해산물이 포함돼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17일 중국 수입품 5,700여 종에 오는 24일부터 10%, 내년 1월부터 25%씩 추가로 수입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 중에는 대부분 미국에서 잡힌 생선으로 만든 27억달러 상당의 해산물 가공품이 포함돼 있다.


현재 알래스카 해역에서 잡히는 가자미류의 85%가 중국에 수출된 후 가공식품으로 다시 수입돼 월마트에서 파운드 당 4.95달러에 팔린다.

하지만 이 가격은 10% 관세가 붙을 경우 5.45달러, 25% 관세가 붙으면 6.19달러로 치솟는다. 관세 대상국이 아닌 베트남에서 수입되는 비슷한 해산물이 파운드당 3.69달러에 팔리기 때문에 경쟁이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미국 소비자들은 미국에서 잡힌 해산물을 외면하게 돼 중국을 응징하려는 무역전쟁이 오히려 역풍을 일으켜 미국 수산업계를 위협하게 된다고 관계자들은 경고했다.

알라스카 해역에서 포획하는 해산물은 연간 34억5,000만 달러에 달해 전국의 자연산 어획고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무게를 근거로 할 경우 알래스카 해역 포획량은 전국 어획고의 58%를 점유한다.

알래스카 해역의 해산물이 관세 때문에 비싸져 국내 소비자들에게 외면당하면 어선에 종사하는 2,900여명의 선원들은 물론 이들 어선의 본부가 있는 퓨짓 사운드 지역 종사자 1,900여명도 일자리를 위협받게 된다고 관계자들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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