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북미요식협회, 허위영수증ㆍ부실행사 논란

2018-09-17 (월)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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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협회 “1년 사업비 포괄신청 과정서 발생”시인

▶ 이원규씨 한국정부ㆍ언론사 등에 제보

서북미요식협회, 허위영수증ㆍ부실행사 논란

서북미요식협회 노덕환 회장, 이원규 이사, 송면식 전 회장(왼쪽부터)이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이번 사태의 제보자인 이 이사는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는 전날 입장을 감사결과 발표 이후로 미루겠다고 번복했다.

지난 2014년 발족한 서북미요식협회(회장 노덕환)가 부실행사를 치른 뒤 한국정부 지원금을 받기 위해 허위영수증을 만들었다는 논란으로 큰 소용돌이에 휩싸였다.

이번 사태는 요식협회 주도권을 둘러싼 일부 세력이 한국정부와 언론사 등에 제보해 양측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더 확대돼 서북미요식협회의 존폐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다.

요식협회 노덕환 회장, 송면식 전 회장(현 고문) 및 이원규 이사는 지난 14일 저녁 긴급 기자간담회를 요청한 뒤 “자체조사 결과 지난해 7월4일 독립기념일 한식홍보행사 결산보고서를 한식진흥원에 제출할 때 이미 신청한 예산에 맞추기 위해 영수증 등을 허위로 작성한 것이 확인됐다”고 시인했다. 이 행사 신청은 송면식 회장 재임시인 2016년 냈고, 실제 행사는 노덕환 현회장이 재임시인 지난 7월4일 페더럴웨이 셀리브레이션 파크에서 열렸다.


협회는 이 행사를 마친 후 진흥원에 보낸 지난해 7월27일자 결산보고서에서 행사 준비요원 인건비로 20명에게 각각 350달러씩 한화로 800만원, 불고기 재료 1만7,000달러를 포함한 식재료 2만8,000달러 등 모두 4,292만원을 지출했다고 보고했다. 협회는 이 가운데 2,435만원은 자제부담 하고, 나머지 1,892만원을 진흥원에서 지원받았다.

협회 임원들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식진흥원의 서북미 지회를 겸하고 있는 요식협회가 1년에 단 한차례 예산을 신청한다며 “독립기념일 행사 사업비에 1년 사업비를 모두 포함시켜 신청하는 과정에서 영수증을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독립기념일 행사 예산은 1만2,000달러 내외였지만 관례대로 1년 사업비 1만8,000달러 정도를 신청했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2014년 서북미요식협회를 창설했다가 2016년 이후 사실상 활동을 중단했던 이원규 이사가 한국정부 및 언론사 등에 제보하면서 촉발됐다.

이원규 씨는 이날 간담회에서 “1년 사업비를 한꺼번에 신청한 사실을 모르고 허위 영수증 등 비리문제를 올 1월 본국 기획재정부에, 4월 한식진흥원에, 지난달엔 시애틀총영사관에 각각 제보했다”며 “상황을 이해했기 때문에 더 이상 문제삼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이사는 기자간담회 다음날인 15일 “서북미 요식협회 비리가 많은 것 같아 감사결과가 나온 뒤 입장을 밝히겠다”며 전날의 말을 번복했다.

요식협회는 “관행대로 1년 사업비를 한꺼번에 신청했으며, 실제로 행사 당일 음식을 만든 페더럴웨이 ‘두부 하우스’에도 25%만 대금을 지불하고 나머지는 후원을 받았고, 한국정부 지원금도 협회 운영비로 사용했다”면서 “개인적인 착복이나 횡령이 없을 것으로 보지만 자체 감사를 김성훈 회계사무소에 의뢰했다”고 밝혔다.

한편 문제가 된 지난해 독립기념일 한식행사 자체도 부실 논란에 휩싸였다. 행사에 참석한 일부 한인들은 “요식협회가 보건국 퍼밋을 받지 못해 행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부스를 철수하고 병물만 나눠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협회는 “재료를 준비했던 ‘두부 하우스’ 조리 퍼밋만 있으면 음식을 만들어 시식과 판매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았다”면서 “정상적으로 행사를 진행하다가 오후 3시께 퍼밋 문제가 불거져 준비한 재료의 3분의1 정도만 남기게 됐다”고 해명했다.

이처럼 서북미요식협회의 문제가 불거지면서 자체 감사는 물론 한식진흥원의 감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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