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름드리 거목들 잇달아 고사

2018-09-11 (화)
크게 작게

▶ 워싱턴주 당국, 큰 잎사귀 단풍나무 미스테리 못 밝혀

워싱턴주 활엽수 가운데 덩치가 가장 큰 단풍나무가 근래 계속 죽어가고 있지만 관계당국이나 전문학자들은 그 이유를 전혀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학명이 ‘아세르 매크로필럼’(큰 잎사귀 단풍)인 이 나무는 밑둥치 지름이 5피트에 최고 100피트까지 자라며 잎사귀도 넓이가 1푸트나 되는 거목이다.

주정부 천연자원국(DNR)은 이 단풍나무가 이유 없이 고사한다는 보고를 지난 2010년 처음 접했다며 조사결과 북부 캘리포니아부터 캐나다의 남부 브리티시 콜럼비아까지 미주대륙 서부지역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나는 미스테리 현상이라고 밝혔다.


DNR은 이 지역 경목 가운데 오리나무(alder)에 이어 번식력이 가장 강한 이 단풍나무는 이미 상당량이 죽어 푸른 산림에 하얀 반점들을 남기고 있다며 산이 아닌 도시에서도 마찬가지여서 타코마 포인트 디파이넌스 공원의 5마일 드라이브 코스에서 보면 도로 양편의 단풍나무 숲이 한쪽은 살고, 한쪽은 죽어 극렬한 대조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나무는 건축자재로는 적합하지 않지만 가구나 피아노 제작 등에 폭 넓게 쓰일뿐 아니라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다른 동식물들의 삶의 터전이 되고 있으며 특히 연어들의 산란장에 그늘을 드리워 보호해주는 역할까지 맡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DNR과 연방산림청 등 관계당국은 물론 워싱턴대학을 비롯한 학계도 이 나무의 고사원인을 밝히기 광범위한 조사연구를 펼쳐왔지만 허사로 끝났다. 박테리아, 뿌리 부패, 딱정벌레 등 충해도 아니었고 수목 영양제를 투입했지만 효과가 전혀 없었다.

전문 학자들은 이 같은 현상이 자연생태계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변화의 최신 형태일 수 있다며 아직까지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지구 온난화가 원인일 수도 있어 계속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