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의 ‘어글리 코리안’, 아직도?
어제(9월10일)자 본보 사설 제목이다. 내용은 한인골퍼들의 민망한 골프매너에 관한’ 이야기다. 예나 지금이나 한인골퍼 특유의 매너실종 사례가 별반 다르지 않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니 이젠, 기본 공중도덕을 잘 지켜서 더 이상 한인들을 망신시키지 말 것을 충고하고 있다.
‘좋은 매너 있고 나서 좋은 골퍼 있다’
골프는 운동보다 매너가 먼저다. 꼭 지켜야 할 에티켓과 하지 말아야 할 금기사항도 있다. 함께 경기에 임하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예절은 기본정신이다. 골퍼는 매너가 제일인 것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필드에서 다른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골퍼들은 수두룩하다.
왜 그럴까? 골프스윙을 힘들여 배워 필드에 나가는 골퍼들은 많다, 하지만 매너와 에티켓을 배운 골퍼들은 그리 많지 않다. 골프를 웬만큼 친다는 골퍼들도 잘 모르거나, 조금 알아도 실천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골프는 매너게임이다. 마음상태에 따라 스윙이 바뀌기 때문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예의범절이 어느 경기보다 요구된다. 그러나 아직도 골퍼 중 상당수가 ‘노 매너’로 골프를 재미없게 하기 일쑤다.
우선, 티오프 시간에 임박해 허겁지겁 오는 골퍼들이 그렇다. 티 박스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헐레벌떡 나타나는 골퍼들도 한 둘이 아니다. 습관적으로 늦는 골퍼는 동반자들을 짜증나게 만든다. 그런 습관을 고치지 못하면 골프 친구들이 다 떨어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매너 없는 행동 중 으뜸은 늑장플레이다. 동반자와 골프장 안에 있는 모든 골퍼에게 피해를 주기 때문이다. 동반자는 리듬이 깨지고, 뒤에 따라오는 팀은 짜증이 난다. 스스로 늑장 플레이라 생각되면 즉시 고쳐야 한다. 연습스윙을 줄이며 바쁘게 움직여서 시간을 줄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왕따’되기 십상이다. 동반자들이 싫은 소리를 안 하는 것은 참을성이 좋아서 그런 것이 아니다. 다음에는 절대 같이 안친다고 다짐해서 그럴 수도 있다.
멀리건을 자기 마음대로 사용하는 골퍼들 역시 ‘꼴불견’이다. 동반자에게 양해를 구하지도 않고 “하나 더 칠게요”하고 다시 드라이브 샷을 하는 골퍼들이 종종 있다. 동반자들은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어”라며 불만스럽기 마련이다.
한 홀에서 2-3명이 멀리건을 치는 것도 그렇다. 멀리건을 남발하면 골프의 본질과 재미가 반감될 뿐이다. 멀리건은 동반자가 아량으로 베푸는 것이다. 옆에서 권할 때, 아주 미안한 마음으로 얻는 것이 멀리건이란 얘기다.
그린 매너가 ‘꽝’인 골퍼들도 적지 않다. 그린에서 전혀 피치마크(볼이 떨어져서 생긴 자국)를 수리하지 않는 골퍼들이 너무 많다. 한인골퍼들이 즐겨 찾는 골프장 그린에 곰보자국이 심하게 나있는 이유다. 볼 마커 대신 티로 마크하는 골퍼들도 상당수다. 홀컵에서 제일 먼 거리도 아닌데 퍼팅을 먼저 하는 골퍼들도 여전하다.
이외에도 벙커에서 모래 고르기를 안 하거나, 코스에서의 방뇨, 골프채를 접어 던지는 무례, 알까지, 내기 골프로 그린에서 시간 끌기, 습관적인 볼 터치, 스코어 속이기 등을 일삼은 ‘비 매너’ 골퍼들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골퍼들이 지켜야 하는 기본 매너는 플레이어를 보호하고, 동반자를 배려하고, 골프장을 아끼는 일이다. 페어웨이에서 떨어져 나간 잔디는 제자리에 갖다놓거나 잔디모래를 뿌려야 한다. 그린에서는 피치마크를 수리하는 일이다. 벙커 샷을 한 다음에는 모래 고르기를 잊지 않아야 한다. 더불어 동반자 플레이 중에는 걷거나 움직이지 않고, 앞 조가 안전지대에 간 다음 샷하고, 플레이하는 골퍼 바로 뒤에 서지 않고, 그린에서 동반자 라인을 밟지 않아야 한다.
이처럼 골프매너를 지키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럼에도 매너 실종은 여전히 문제다. 골프실력은 노력하면 좋아지고 매너는 습관들이기 나름이다. 결국 습관적으로 기본 매너에 충실한 골퍼야말로 ‘그린 신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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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