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트러블 메이커와 피스 메이커

2018-09-08 (토) 김재열/뉴욕센트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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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제 나름대로 각기 다른 성격들을 가지고 있다. 온화한 성격도 있지만 어떤 사람들은 폭발력이 강력한 다이나마이트 같은 성격 장애도 가지고 있다. 온순한 성격을 가진 이들은 어디서든지 환영을 받는다. 그러나 트러블 메이커들은 대부분 급한 성격을 갖고 있다. 잘 참지 못한다. 그래서 주변의 사람들은 이런 사람들을 싫어하고 피하게 된다.

난폭하고 신경질이 많은 성격의 딸을 가진 엄마가 딸의 성격을 고쳐 보려고 시도를 했다. 딸에게 T셔츠 한 장을 건네고 화가 나거나 친구들과 싸웠을 때마다 칼로 한 번씩 찔러서 구멍을 내보라고 했다. 엄마의 기발한 제안에 호기심과 궁금증이 발동한 딸은 화를 참지 못하고 싸울 때마다 한 번씩 칼로 티셔츠를 찌르기 시작했다.

한 주간이 지난 사이에 무려 칼로 나 구멍이 28 군데가 생겼다. 스트레스가 풀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횟수가 많아질수록 보기가 싫어졌다. 자기가 봐도 지나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의 조급한 성격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그런 사이에 딸아이는 자신의 성격을 다스리는 것이 칼자국을 내는 것보다 쉽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제법 한 주간이 지나도록 한 번도 칼을 사용하지 않게 되었다. 스스로가 놀랐다. 대견한 맘으로 엄마에게 T 셔츠를 들고갔다. “엄마! 더 이상 지난 한 주간 내내 칼을 쓰지 않고 지냈어요! ”

엄마는 변해가는 딸을 칭찬했다. 그리고 또 다른 제안을 했다. “이제부터는 화를 참았을 때마다 그 뚫린 구멍을 하나씩 꿰매도록 하거라! ”

딸아이는 충실하게 감당했다. 칼자국을 모두 다 꿰맸을 때 자랑스럽게 티셔츠를 들고 다시 엄마에게 왔다. 엄마는 “참 잘했구나! 자랑스럽구나! 보렴! 찢어진 것보다 꿰맨 것이 훨씬 좋아 보이지? 그러나 한 번 찔린 상처는 이렇게 영원히 남게 된다는 것을 꼭 명심해야 한다. ”고 일러 주었다.

그렇다. 칼에 베인 상처는 낫지만 혀로 베인 상처는 치유가 불가능하다는 말이 있다. 많은 불평과 참지 못하는 성격들이 가정과, 사회를 그리고 자신을 무너뜨리고 있다.

텍사스 그랜드 프레이어리에 사는 찰스 하비는 구직을 위한 인터뷰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급하게 운전을 하고 있었다. 한 참을 달리는데 저 앞 길가에서 한 여성이 고장 난 차 옆에서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찰스는 취직을 위한 인터뷰에 늦을 것을 알고도 지나칠 수가 없었다. 고장 난 타이어를 갈아 끼우는 사이에 인터뷰 시간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그래도 조급한 상황에서 한가닥 기대를 갖고 그 회사로 갔다. 인터뷰 담당자를 혹시 만나면 오늘 특별한 사정으로 늦었는데 기회를 주시면 열심히 할 것이라…는 변명(?)을 열심히 되뇌이고 있는데 자기 이름을 불렀다.

찰스가 인터뷰 담당자 앞에 앉자마자 변명을 되풀이 하려는 순간에 뜻밖의 소리를 듣게 된다.

“오케이! 우리 회사는 당신을 환영합니다. 당신을 지금 채용하겠습니다. ”
찰스는 깜짝 놀라 정신을 차리고 인터뷰 담당자를 정면으로 쳐다보았다. 그 얼굴을 보니 조금 전 길에서 타이어를 교체 해줬던 바로 그 부인이었다. 세상이 넓고 참 좁다. 한국의 한진그룹의 창업자도 이런 사연으로 재벌이 될 수 있는 출발의 기회를 얻었던 것으로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김재열/뉴욕센트럴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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