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카부족, 모처럼 고래고기 포식

2018-08-27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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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례 축제 하루 전, 대형 혹고래 배에 부딪쳐 사망

미국본토의 태평양 쪽 최북단에 소재한 워싱턴주 니아 베이의 마카 인디언 전 부족원이 연례 축제일 하루 전에 배에 부딪쳐 죽은 31 피트짜리 혹고래(험프백) 고기로 잔치를 벌였다.

이 젊은 혹고래의 사체는 지난 23일 아침 세키유 인근 완 데 푸카 해협에서 고기잡이 하던 부족원이 처음 발견했다. 현장조사를 마친 연방기관 생태학자는 이 고래가 먹이를 찾아다니다가 종류 미상의 배에 충돌당해 입부분과 두개골에 중상을 입고 숨진 것으로 결론지었다.

고래 사체를 마을 백사장으로 끌고 온 마카 부족은 노래와 기도로 고래의 영혼을 위로하는 의식을 마친 후 밤새 도살작업을 벌여 고래 고기를 주민들에게 분배했다. 고래가 죽은 다음 날은 우연하게도 마카 부족의 연례 축제일인 ‘마카 데이’였다.


마카 부족은 원주민 부족 중 유일하게 연방정부와 맺은 조약에 따라 고래 포획권리를 인정받고 있다. 이들은 전통행사인 고래잡이를 70여년간 이행하지 못하다가 지난 1999년 처음으로 고래 한 마리를 사냥해 이번처럼 축제를 벌였지만 그 후 연방기관의 규제에 따라 20년 가까이 고래사냥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나단 타일러 추장은 “참으로 오랜만에 고래를 대하니 감개무량하다. 고래는 영물이다. 사고를 당해 죽은 것은 가슴 아프지만 마카부족을 위한 신의 축복이다. 그의 몸은 죽었지만 그의 혼은 우리의 전통문화를 통해 영원히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색고래로도 불리는 혹고래는 미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국가들의 포획금지 조치에 따라 개체 수가 크게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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