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원주민여성은 성폭행의 ‘봉’

2018-08-24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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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 지역서 10명 중 9명이 당해…대부분 홈리스

시애틀 지역의 인디언원주민 여성 중 강간당한 사람이 10명 중 9명꼴 이상이며 거리에서 성희롱을 경험한 사람도 거의 7명꼴이라는 충격적인 조사보고서가 뒤늦게 발표됐다.

시애틀 인디언 보건위원회는 지난 2010년 연방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공동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23일 발표하고 도회지의 원주민 여성들이 겪는 비인간적 참상이 후세대에 반복되지 않도록 시당국이 정책적 배려를 취해주도록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시애틀 지역의 인디언 원주민과 알래스카 원주민 여성 148명을 인터뷰한 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3.9%(139명)가 강간 등 성폭행을 경험했고, 68.9%가 거리에서 성희롱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들 중 과반인 53%는 인터뷰 당시 홈리스 상태였다.


처음 당한 성폭행이 강간이었다고 밝힌 응답자가 104명으로 전체 성폭행 피해자의 70.3%를 차지했다. 이들 중 87%는 18세 이전 미성년 때 당했다고 말했다. 전체 응답자 중 42%가 자살을 시도했었다고 밝혔고, 34%는 성폭행을 당한 후 매일 또는 매주 폭음하게 됐다고 밝혔다. 전체 응답자의 86%는 원주민으로서의 역사적 비애를 느꼈다고 말했다.

강간 피해자들 중 20.2%가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지만 가해자가 체포돼 유죄판결을 받은 케이스는 고작 8건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 조사는 원주민여성들의 성폭행 피해율이 전체 미국여성들보다 터무니없이 높다는 사실을 재 입증했다. CDC는 지난 2015년 조사보고서에서 강간당했거나 당할 뻔 했다는 미국 여성이 5명 중 1명꼴(21%)이었다고 밝혔다.

원주민 여성들의 성폭행 피해는 대부분 어렸을 때, 또는 홈리스 상태일 때 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킹 카운티의 인디언원주민 수는 4만6,000여명으로 전체 카운티 인구의 1% 미만이다. 하지만 원주민들의 홈리스 비율은 전체 홈리스 인구의 6%를 차지할 정도로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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