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참 살기 바쁘다. 하지만 고단한 하루였어도 주변에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견딜만하다고 여긴다. 의견을 주고받으며 함께 생각을 공유하고 있으면 어느새 내가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다는 걸 느끼고 안심하게 된다.
한편, 기술과 혁신으로 급변하는 일상 속에서 오늘도 치열하게 경쟁에 뛰어드는 우리는 스트레스를 피해갈 수 없다. 미술치료와 상담을 진행하면서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버거워 하는 경우를 자주 접한다. 얼마 전에는 초등학교 2학년 학생이 느닷없이 "아! 스트레스 쌓여!" 라며 울부짖기에 깜짝 놀란 일도 있었다.
스트레스는 캐나다의 내분비학자 H. Selye가 처음으로 명명했다. 스트레스는 자극 호르몬인 아드레날린 등이 혈중 내로 분비되어 위험한 상황을 극복할 힘을 제공하고, 자율신경에 영향을 주어 특이한 생체적 반응을 이끌어 낸다.
일반적으로 몸에 해로운 자극을 받을 때 몸 안에 발생하는 심리적, 신체적 피로를 의미하는 스트레스는 신체를 보호하려는 심신의 변화과정으로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기도 하지만 적당한 스트레스는 신체와 정신에 활력을 주기도 한다. 따라서 스트레스라고 하여 모두 부정적으로 보고 무조건 스트레스 퇴치를 외치는 것보다는 스트레스를 알아채고 잘 다루어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어떨까.
의학적으로도 스트레스는 현대인의 만병의 주범으로 이미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은 많이 알려져 있는데 휴식, 호흡, 명상, 운동, 여행 등등 다양하다. 어느 것이든 실행하기 전 가장 우선해야 할 것은 첫째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내 모습을 보고 나도 스트레스 받는 사람이구나 라고 인정해야 한다.
우리의 행복감 혹은 삶의 만족감은 마음과 말과 행동이 일치했을 때 가능하다고 한다. 여러 방법 중 잠시 일상의 쉼표를 허락하는, 자기주도적인 방법으로서 특별한 비용이나 준비 없이 아주 간단한 방법이 좋겠다.
둘째로는 가까운 주변 혹은 자연 둘러보기를 권한다. 눈에 띄는 나무, 풀, 하늘, 구름... 어떤 것이든 좋다. 그 하나하나가 지닌 색을 돌아보며 시각적인 효과를 통해 몸이 반응하고 뇌가 반응하게 되어 늘 지나치는 색들, 늘 거기 있던 색들이 알고 보면 엄청난 치유와 힐링의 원천이 됨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기회가 된다면 가까운 미술관, 전시장, 서점 혹은 도서관의 그림책을 찾아보아도 좋다. 보는 것만으로도 뇌에 자극에 되어 변화를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림을 통해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들이나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정서적 변화를 직접 느낌으로써 치유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미술치료 안에서 다양한 미술매체를 다루는 활동은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을 다스리고 행복감을 만들어준다는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의 분비를 증가시키고 내적 안정을 찾는데 커다란 역할을 한다. 미술치료 중 경험하는 감정 표출을 통해 자기 발견과 객관화를 하고 난 후 긍정적 내적 힘을 키워 나갈 수 있다.
마냥 피할 수만은 없는 스트레스! 더 이상 쌓아두지 말고 나와 함께 바쁜 하루를 보내는 투정 많은 친구로 생각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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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정/ 미술치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