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중의 세계경제 패권

2018-08-21 (화)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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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세계경제는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회복세에 있으며 주가 상승, 저금리, 원자재 가격 오름세 등이 경기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선진국과 신흥국 모두 안정적인 회복을 지속하기에 세계경제는 3%대 중반의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세계경제는 역시 미국이 주도권을 잡고 중국의 도전을 압박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오바마정부가 경제침체에 대한 고육지책으로 G2를 선언하며 최대 채권국인 중국을 띄운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다. 그럼에도 경제발전을 국가 최대전략으로 삼는 중국은 각 분야에 투자를 확대하고 미래산업분야에 전력을 다하며 분투하고 있다. 시장을 형성하는 인구력과 무역교역, GDP면에서 세계1위라는 자신감이 세계경제 1인자의 자리를 넘보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중국의 팽창을 저지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 국방력뿐 아니라 경제분야에서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일례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4월 3일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중국산 수입품 1,300개 품목들을 발표함으로써 중국과의 본격적인 무역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중국 제조 2025’는 중국 정부가 2025년까지 추진하는 산업고도화 전략을 말한다. 자국을 제조업 강국으로 만들기 위해 10개 핵심산업을 2025년까지 세계 1∼3위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청사진이다. 10개 핵심산업은 5G 통신을 포함한 차세대 정보기술(IT), 로봇 및 첨단 공작기계, 항공우주, 해양 엔지니어 및 하이테크 선박, 선진 궤도교통, 신에너지 자동차, 전력 장비, 농기계 장비, 신소재, 바이오 의약 및 고성능 의료기기 등이다.

이렇듯 ‘중국 제조 2025,’는 미국의 세계 경제패권을 뛰어넘을 야심 찬 중국 정부의 로드맵이다.

더욱이 중국은 달러의 전세계적 영향력에 대한 도전으로 육-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통해 외국화폐의 인쇄와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인 초조폐 총공사(CBPM)는 올해 초부터 중국 전역의 조폐공장을 전량 가동했는데 일대일 파트너 국가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정부가 이례적으로 높게 책정한 쿼터 때문이다.

반면 글로벌 경기 차별화와 경기 부양책에 힘입은 미국은 경기가 전반적으로 호황을 누리며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경제는 트럼프 정부의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등에 힘입어 4년 만에 가장 높은 4%대의 성장률을 기록했고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속속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과 달리 중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은 작년 동기 대비 6.7%로 0.1%포인트 떨어졌고 7월에도 경기 둔화 조짐이 이어졌다. 중국 중소기업 신뢰지수(SMEI)의 신용지수는 하위등급인 55.67을 기록했다. 또한 무역전쟁이 수출과 시장 심리를 가격한 가운데 기업들은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각국 경기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요소들은 복합적이지만 무엇보다 미국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로 환율에 압박을 받는데다 무역전쟁과 중국의 성장둔화가 상당부문의 비중을 차지한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정책이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는 세계경제를 전체적으로 통제하는 것이 주요인이다. 역시 세계경제의 패권을 장악하는 힘은 무소불위의 금융력과 달러강세로 국제무역을 지배하는 미국의 경제력에서 나온다. 중국의 도전이 힘에 부친 이유이기도 하다.

<써니 리/한미정치발전 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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