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임기를 시작하자 바로 반이민 행정명령을 내렸다. 특히 미국에 입국을 허가하지 않는 국적의 사람들이 비행기에 내리자마자 바로 추방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1,200만명의 서류미비자 모두를 추방하고 맥시고 국경선에 장벽을 세우겠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에 합법적으로 있는 이민자들은 그게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영주권자와 시민권자를 정조준 했다. 미국에서 정부의 혜택을 받은 경우 영주권 신청을 받지 않겠다는 것과 시민권 신청과정에서 문제가 있는 경우 시민권을 박탈하고 추방하겠다는 것이다.
2017년 2월 시민참여센터는 행정명령이 심상치 않다는 것을 파악하고 한인 변호사들과 함께 이민자보호 법률 대책위를 만들어서 바로 분석에 들어갔다. 문제는 처음 내놓은 행정명령 이외에 발표하지 않은 행정명령이 있다는 것을 파악하고 확보를 했다.
그 안에는 정말 우려할 내용이 있었는데 영주권자와 시민권자까지 조사를 해서 문제가 있으면 추방하겠다는 것이었다. 특히 영주권을 받은 지 5년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오바마케어, 푸드 스탬프, 저소득층 자녀 보험 등 웰페어 프로그램 혜택을 한번이라도 받은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정부의 혜택을 받은 경우 영주권자는 추방하고 영주권 스폰서에게 벌금을 물리겠다는 것이었다.
시민참여센터 법률대책위 소속변호사들은 밤늦게까지 행정명령안과 아직 발표되지 않은 행정명령안까지 분석을 하고 커뮤니티에 급히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설명회를 하였다. 이것은 서류미비 이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합법 이민자들이 마지막 대상이기에 경각심을 가지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때까지도 대부분의 합법 신분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남의 일로 생각을 했다. 문제는 이번에 정부는 그것을 확고하게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선언하였다. 특히 우리가 경각심을 가져야 할 것은 이 모든 반이민 행정명령안은 백인 민족주의 운동의 핵심인 백악관 정책고문 스티븐 밀러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그동안 아시아계와 중남미계 이민자들은 미국의 노동력이 부족할 때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중남미계 인구가 흑인 인구를 넘어섰고 백인이 아니기에 숫자적으로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고 있고 아시아계 이민자들은 높은 교육열과 실력면에서 미국의 주류를 위협하는 단계라고 보는 것이다.
속된 말로 백인중심의 주류가 먹다가 남긴 부스러기를 먹는 정도에서 열심히 부지런하게 일하는 착한 이민자의 범주를 넘어서 스스로 주류라고 생각하는 집단의 먹거리를 위협하는 단계에 아시아계가 가장 접근을 했다는 것이 백인 민족주의 운동가들이 주장하는 유색인종들의 미국 이민을 중단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다. 유럽에서 먼저 미국에 들어와 자리를 잡은 주류는 호화유람선을 타고 있다. 악천우에도 문제없이 항해하고 또 잘 준비된 선장도 있고 조타수도 있다. 그러나 한인들과 같은 이민자 커뮤니티는 겨우 뗏목하나에 의지하고 있다. 비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몰아치면 피할 곳이 없다. 그리고 어디에 암초가 있는지 알지도 못하고 물길 따라 흘러가는 신세다.
지금 먹구름이 몰려 오고 있다. 생존을 위해서 결집을 해야 하고 위험해도 누군가 사다리를 타고 좀 더 높이 올라가서 암초가 있는지 살펴야 한다. 이렇게 한번 항해를 하면 우리가 탄 뗏목도 어떻게 튼튼하게 만드는지 또 험한 물길도 파악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건 옳고 그름의 문제로만 볼 수 없다. 우리의 생존에 닥친 문제이기 때문에 같은 미국시민이지만 아시아계 이민자로서 소수계로서 유색인종으로서, 코리언 아메리칸으로서 이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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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찬 시민참여센터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