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직장 내 성희롱 설 곳이 없다”

2018-03-2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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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슬리 주지사, 비 폭로 합의 불법화 등 4개 법안 서명

“직장 내 성희롱 설 곳이 없다”
성희롱과 성폭행 피해자들의 ‘#Me-Too’ 폭로 캠페인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제이 인슬리 워싱턴주 주지사가 모든 직장에서의 성적비행을 규제하도록 하는 내용의 4개 법안을 일괄 서명했다.

오는 6월1일 발효하는 이들 법안은 ▲직원들이 성희롱을 폭로하지 않도록 고용주가 사전합의를 강요할 수 없고, ▲주정부 인권위원회가 관련 정책을 수립할 실무 팀을 구성하며, ▲성희롱 고발 직원들의 인권보장이 결여된 고용계약서를 무효화하고, ▲피해자가 소송 과정에서 증거자료를 수집할 수 없도록 한 비 폭로합의서도 인정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인슬리 주지사는 “최근 정계, 경제계, 연예계, 언론계 등의 고위직 인사들을 대상으로 ‘미투’규탄이 쏟아지고 있는 것은 그동안 이 분야를 규제할 법적, 제도적, 문화적 장치가 크게 결여돼왔음을 반증한다”고 지적하고 “이제 모든 고용주들은 이런 성적 비행이 더 이상 눈감아질 수 있는 곳이 한 군데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국 주의회연합(NCSL)에 따르면 워싱턴주에 앞서 이미 20여개 주의회가 올해 들어 성희롱 규제 관련 법안을 제정했다. 이들 대부분이 고용원들의 성희롱 비 폭로 합의를 불법화하고 있다. 주의회 자체 내에서의 성희롱을 범죄로 규정하고 연루된 의원을 추방하도록 조치한 주의회도 20여 개에 이른다.

워싱턴주 의회도 지난해 11월 여성의원 40여명을 비롯해 로비스트 및 행정직원 등 총 200여명이 의사당 내에 성희롱 풍조가 만연돼 있다며 관련법 제정과 문화풍토 개선을 요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주 하원은 금년 회기에 이 결의안을 수용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지만 주 상원은 특별위원회에 의원 보좌관들이 포함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이를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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