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렌트상승에 주민들 근심 늘어

2018-03-09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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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물주 바뀌면 렌트 올려 ‘젠트리피케이션’ 심화

렌트상승에 주민들 근심 늘어
소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시애틀 지역의 저소득층과 빈곤층이 계속 외곽으로 밀려나고 있다.

시애틀 다운타운의 한 아파트 입주자인 로저 콰이링은 15년의 노숙자 생활 끝에 지난 1990년 지인의 도움으로 이 아파트로 입주해 30년 가까이 살아오고 있다. 콰이링은 그동안 결혼도 했고 시애틀 YMCA의 건물 관리인으로 일하며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해 왔다.

하지만 이 낡은 아파트 건물의 주인이 바뀌면서 위기가 닥쳤다. 렌트가 월 1,000달러 미만이에서 지난 여름 약간 오르더니 최근 건물이 팔린 후 1,300달러 이상으로 22%나 치솟았다.


이 아파트 건물을 1,400만달러에 매입한 캘리포니아주의 한 개발업체가 렌트를 대폭 올림에 따라 입주 가구의 50%가 이미 아파트에서 쫓겨났고 콰이링 부부도 머지 않아 그럴 위기에 처했다.

문제는 이 같은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시애틀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개발업자들이 낡은 건물을 매입해 리모델링하며 렌트를 기존 입주자들이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올린다. 빈곤층은 물론 과이링 부부처럼 평균소득에는 못미쳐도 확실한 수입원이 있는 입주자들도 감당 못할 수준이다.

다운타운의 또 다른 서민 아파트 ‘앳우드’ 입주자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총 55 유닛의 이 아파트 입주자들은 대부분 월 1,000달러 미만의 렌트를 내고 있다. 이 아파트는 지난해 8월 새 주인에게 매각됐고 새 주인은 입주자들을 몰아내고 그 자리에 대형 호텔 건설을 추진했다. 하지만 새주인이 재정난으로 호텔 추진을 백지화한 후 렌트를 대폭 인상하는 바람에 많은 입주자들이 젠트리피케이션 당할 위기에 몰렸다.

관계자는 아파트 렌트인상에 쫓겨 이사하는 입주자들이 개발업자로부터 이사비용을 지원받도록 법이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사 비용을 지원하는 개발업자나 임대업자는 드물다고 말했다.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입주자는 연소득이 시애틀 지역 중간소득의 50%(2인 부부의 경우 5만 7,600달러) 미만이어야 한다. 경우에 따라 최고 3,658달러까지 지원 받을 수 있다. 자세한 정보는 웹사이트 www.seattle.gov/sdci.에서 입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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