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아마존, 시애틀서 왜 감원?

2018-02-13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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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 본사 설립 앞두고 사업부 재편 포석

▶ 영업이익 정체도 한몫

최근 들어 가장 뜨는 기업이라는 명성을 얻고 있는 아마존이 시애틀 본사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규모는 아주 작지만 시애틀 본사에서, 그것도 아마존의 핵심인 소매분야에서 인력을 줄인다는 소식에 업계와 소비자들이 놀라는 분위기다.

시애틀타임스는 12일 “아마존이 완구ㆍ서적ㆍ식료품 등 소매업 분야에서 수백 명을 해고할 예정”이라며 “해고 인력이 시애틀 지역에 집중돼 있어 주로 소매 분야의 관리 직군이 대상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아마존 측은 “연간 계획의 일환으로 일부 지역 인력 감축을 포함해 회사 전체에서 인력 조정을 하고 있다”면서 “인력을 축소하는 부분도 있지만 다른 곳에서는 공격적으로 채용을 늘리고 있으며 해고된 인력은 회사 내 다른 분야에 지망하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아마존은 최근 시애틀에서만 3,900명을 신규 채용했다. 이를 감안하면 시애틀 본사 인력은 계속 늘어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아마존 임직원 수는 최근 1년 사이 22만 명이 늘어나 지난해 4분기 현재 전세계에서 56만명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이번 감원 규모는 전체 인력의 0.1%도 안된다.

하지만 아마존이 자신의 뿌리이자 사업 기반이었던 시애틀에서, 그것도 이 회사를 있게 했던 소매분야에서 인력을 감원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시애틀타임스는 아마존이 공식적으로 인정했고 과거에 집중했던 사업분야에서 점차 AI 등 신사업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아마존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제2 본사’설립을 앞두고 시애틀 본사와 제2의 본사간에 사업부 재편이 불가피하고 이 같은 큰 그림 속에서 이번 인력조정 조치가 시작됐다는 분석도 있다.

여기에다 한술 더 떠 아마존의 영업이익 정체가 한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매출이나 시가총액으로 보면 아마존은 뜨겁게 성장하는 회사이다. 하지만 깊숙이 속내를 들여다보면 정체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014년 3억4,800만 달러였던 영업이익은 2015년(22억3,300만 달러)과 2016년(41억8,600만 달러)에도 빠르게 성장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41억6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줄었다. 총부채는 2016년 말 204억1,000만 달러에서 지난해 말 441억4700만 달러로 늘어났다. 결국 영업이익 증가세의 정체로 인해 향후 사업성장을 위한 사업 재편이 불가피하고 이를 위한 첫 시작으로 시애틀 본사 소매분야의 인력 조정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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