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길을 묻는 이에게

2018-02-07 (수) 혜봉 스님/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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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 되고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는데, 다시 새해를 맞이한다며 촛불 행사와 설날 차례 준비로 선원이 분주한 한 해가 시작 되었다. 이 시간을 맞이하여 삶이 우리를 이끌어 가는 반복적인 언어와 습관에 대하여 한 번 돌아보고자 한다.

우리 모두 어린 시절을 되돌아보면 이루고 싶었던 꿈이 많았다. 혹자는 그 꿈을 이루고 또 어떤 분들은 그 꿈과는 정 반대의 삶을 살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말한다.

무엇이 어떻게 돼서 죄를 받고 벌을 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가끔 그 죄와 벌을 과연 누가 주고받는 것인지를 생각 하여 본다. 받는 자는 분명 존재한다. 각자 다 ‘나’ 라는 존재가 있어서 죄와 벌을 받는 순환이 끊이지 않고 이어 간다. 자손과 후손을 통해서 연결이 되고 또 연결이 되면서 그 집안의 풍토와 유전이 되는 것 같다.


그런데 삶의 이치를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또 어떤 분들은 어느 순간 “ 아, 내가 그때 생각 했던 것을 내가 지금 겪고 있네. 자신이 스스로 올바르게 생각하지 못하였던 일들이 자신에게로 다시 돌아와 자신이 겪고 있는 것이 느껴질 때가 있을 것이다. 즉 자기 자신이 스스로 생산한 에너지가 자신을 돕거나 해치는 에너지로 다시 돌아와 있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삶의 에너지가 순환 하는 법칙을 고스란히 선명하게 느끼지는 못하여도 어렴풋하게 감지하면서 전율을 느껴 본 이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가 촛불을 켜 놓을 때 어떠한 심정으로 촛불을 켜는지 그것 조차도 잘 알지 못하지 않습니까? 불을 켜 놓을 때는 항상 내가 그러지요. 오직 한 군데다 몰입을 해서 거기에다가 놓아라. 잘 된 거든 잘못된 거든 모든 거를 감사하게 놓고 또 거기에서만이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거기에 다가 전부 놓아라. 일거수 일투족 다 놓아라 이랬죠. 그것이 바로 저 촛불 켜는 거와 같습니다. 저 촛불을 켜면은 초는 닳습니다. 녹습니다. 녹으면 그것이 이 업덩어리 이 몸체의 속에 들은 인과성, 유전성 업보성 영계성 또는 세균성 이 다섯가지의 모든 문제를 다 몸으로 태우는 것을 말합니다. 녹이는 것을 우리가 그렇게 놓지를 않으면 녹지를 않아요. 끊어서 끊어지는 것도 아니고 말을 해서 끊어 지는것도 아니고 칼로 베어서 끊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진짜 그 마음의 불을 켜서 내 몸과 같은 초가 다 녹게 되면 어떻게 되죠. 불도 없고 초도 없죠. 본래 초는 없지요 그 도리를 알면 바로 깨우친 겁니다.“ (대행선사 촛불재 법문 중에서)

요즘 미국 사회는 명상이 하나의 화두가 되어서 작은 회사들도 직원들의 복지의 일환으로 명상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기사를 보았다. 명상의 시작은 지금 현재 마음이 어디에 머물고 있는가를 자각하는데 있다. 그것이 우리 각자가 자신의 마음에 방편의 촛불을 밝히는 이유이다. 관념의 행복을 다 버리면 행복이 지금 이 자리에서 현존 할 것이다.

<혜봉 스님/한마음선원 뉴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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