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도덕적 기준
2018-02-03 (토)
윤재호/ 뉴욕주 방위군 모병관
ACD 또는 ACoD는 뉴욕 형사법 단어이다. ‘Adjournment in Contemplation of Dismissal’의 줄인 말로 한국말로 하면 ‘조건부 기각’이다. 향후 6개월 동안 다시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자동으로 재판이 기각이 된다는 뜻이다.
재판으로 인한 시간이나 비용 절감을 위해 초범이나 경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검찰이 인정심문에서 종종 제안을 한다. 물론 피의자 신분에서 재판을 하지 않고 기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ACD 제안을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다.
형사법 상으로 ACD는 재판이 기각이 된 것으로 해당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적용된다. 하지만 군 입대 시 ACD는 무죄가 아닌 유죄로 분류가 된다. 이에 따라 ACD 기록으로 인해 군 입대가 불허되기도 한다. 만약 군 입대나 공직에 꿈을 가진 사람이라면 추가로 비용이나 시간이 들더라고 ACD가 아닌 정식 재판 기각 판결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미군은 입대자들의 자격 조건을 심사할 때 단지 법적인 기준이 아닌 높은 도덕적 기준을 적용한다. 도덕적 기준 심사 시 유죄 여부가 가장 중요한 판단 기준이지만 일단 체포 시 적용된 혐의도 모두 심사한다.
혹시 뉴스나 영화에서 폭행, 절도, 성추행 등 여러 범죄에 연류됐지만 영향력 있는 집안의 배경이나 능력 있는 비싼 변호사를 선임해 재판에서 무죄 판결을 받는 경우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만약이라도 이런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입대 심사 시에는 유죄 여부를 떠나 체포 시 적용된 혐의를 모두 살펴보는 것이다.
물론 억울하게 체포가 된 뒤 무죄 판결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이런 심사 기준이 무척 당혹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경우 판결문과 사건에 대한 개인의 소명서를 함께 제출하면 큰 무리 없이 입대 승인을 받을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수가 단수가 아닌 복수가 된다면 이는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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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호/ 뉴욕주 방위군 모병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