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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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연두교서를 보면서

2018-02-03 (토)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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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도 연두교서를 발표 했다. 미국의 주류 언론들은 오랜만에 아주 점잖은 연설을 했다며 대통령이 상당히 중도적인 입장으로 선회한 것이 아닌가? 라는 이야기를 한다. 매년 하는 미국대통령의 연두 국정연설은 한해동안 미국이 나아갈 방향을 설명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지고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국 대통령의 연두교서는 전세계가 주목한다. 미국속에 살고 있는 우리 미주 동포들은 미국인으로서, 소수계로서, 이민자로서, 아시안으로서, 한인으로서 연두 교서를 어떻게 바라보고 또 어떤 대처를 해야 할 것인지 생각을 해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이민자인 입장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DACA 드리머들에게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다고 한 것에 귀를 쫑긋 세우고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그 조건은 가족 이민중 형제자매 초청을 없애야 하고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에 예산을 허락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DACA문제는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대통령이 내린 행정명령을 취소하면서 발생한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2년마다 갱신을 하면서 미국에 체류를 하고 일을 하고 학교에 다닐 수 있었다. 어쩌면 DACA 구제를 위한 의회 협상이 되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 것인지 커뮤니티 차원의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드리머를 갱단멤버에 비유하고 가족초청이민을 테러리스트들이 미국에 들어오는 이민의 방식으로 비유하면서 이민자들을 잠재적 범죄자나 테러리스트라는 프레임에 씌운 것에는 당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민자들의 긍정적인 것은 모두 무시하고 완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만들어 버린 연설의 후폭풍이 앞으로 어떻게 일어날지 우려하지 않을 수가 없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정책이 미국의 미래에 좋은 영향을 줄지 아닐지 당장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우리가 이민자인 이상 씁쓸한 내용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민에 대한 문호를 확실 닫겠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이것은 당연히 이민자 커뮤니티의 축소를 가져올 수밖에 없고 그렇지 않아도 힘든 한인 경제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할 것이다. 한인 비즈니스도 한인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에서 벗어나야만 생존 할 것이다.

경제에 대해서는 일자리 증가와 공화당 감세법안을 자랑스럽게 이야기했지만, 이 감세의 혜택은 부유층과 기업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받는다는 것은 말하지 않았다. 또한 자신의 취임 이후 ‘새로운 미국의 순간’을 맞고 있다며, “아메리칸 드림을 시작하기에 지금보다 좋은 때는 없다.”고 말하면서 “300만명의 근로자가 감세 혜택 보너스를 받았다.”며 “이중 대다수가 수천달러의 혜택을 입었다.”고 했다.

또한 규제 개혁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역대 그 어느 정부보다 가장 많이 규제를 없앴다” 고 강조했다. 이 법이 시행되면 납세자 중 재산 보유 상위 5%가 가장 높은 비율의 소득 상승을 누린다는 것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이 가장 살기 좋았고 강력했던 시절은 아이젠하워 대통령 시절이었다. 그때 GDP가 가장 높았다. 그때는 10달러를 벌면 7만달러를 세금으로 내던 시기였다. 아이러니 하게도 역대 감세정책은 미국의 재정적자를 눈덩이처럼 불렸고 미국에서 빈부의 격차는 더욱 늘어났다. 그리고 사회복지의 급격한 후퇴를 가져왔다. 이제 곧 중간 선거다 대통령의 정책을 평가하는 선거에서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동찬 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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