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연어탈출 사고는 ‘인재’였다

2018-01-31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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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싱턴주 당국, “캐나다 양어장업체가 철저히 속여”

지난해 8월 퓨짓 사운드 양어장에서 그물우리 붕괴사고로 양식연어 수십만 마리를 탈출시킨 쿠크 아쿠어컬쳐 퍼시픽(CAP)사가 탈출연어 수량을 속이고, 사고원인을 숨겼으며, 애당초 사고예방조치를 소홀히 하는 등 총체적 과오를 저질렀다고 워싱턴주 당국이 질타했다.

힐러리 프란츠 주정부 토지 관리위원장은 아나코테스 북쪽 사이프레스 섬 연안의 CAP사 소유 양어장에서 사고가 발생한 후 거의 5개월간 진행돼온 조사결과를 30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하고 “이 사고는 CAP가 주장하듯 자연재가 아니라 순전히 인재였다”고 강조했다.

프란츠 위원장은 망가진 그물우리에서 탈출한 ‘애틀랜틱 연어’ 수를 CAP는 16여만 마리라고 보고했지만 실제로는 2배 가까운 26만3,000여 마리로 밝혀졌으며, 그중 20만6,000여 마리가 아직 회수되지 않아 이 역시 CAP가 보고한 수보다 2배 이상 많다고 지적했다.


프란츠 위원장은 사고 당시 이 양어장에는 거의 완전히 성장한 아틀랜틱 연어 30만 5,000여 마리가 들어 있었고 총 무게가 300만 파운드에 달했지만 양어장 우리의 그물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아 그물에 다닥다닥 붙은 홍합 등 해양생물이 110톤이나 됐다고 설명했다.

CAP는 그물우리의 청소 보수가 미진했던 것은 인정하지만 그보다는 사고당일 전후로 개기일식과 겹쳐 밀물과 썰물의 파도가 거셌던 것이 그물붕괴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밝혔었다. 당국이 그물 안에 있던 연어의 무게를 중심으로 수량을 환산한 것도 정확하지 않다고 항변했다. 탈출연어 중 극히 일부는 인근의 인디언원주민 낚시꾼 등에 의해 포획됐다.

애틀랜틱 양식연어는 스캐짓 강을 비롯한 퓨짓 사운드 일원의 하천으로 올라가 치눅, 코호, 첨 등 서해안 자연연어의 산란지를 침범, 생태계를 파괴한다는 우려 때문에 자연보호 운동가들과 특히 연어포획을 생계로 삼는 원주민들이 연어양식업을 강력하게 반대해왔다.

프란츠 위원장은 이번 사고로 탈출한 양식연어들이 폐사하거나 이들의 먹이들이 썩어 퓨짓 사운드의 수질을 오염시킨 것으로 판단, CAP에 33만 2,000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기업인 CPA는 사이프레스 섬 연안에 3개의 그물우리를 설치해 운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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