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역사는 어찌 보면 땅 빼앗기 경쟁일지도 모른다. 1492년 ‘콜럼버스’가 서인도 제도를 발견한 이후 스페인과 포르투갈을 선두로 남북 아메리카 대륙을 휩쓸었다. 남미의 대부분의 나라가 스페인어를 쓰고 브라질이 포르투갈 말을 사용하는 이유이다.
나중에 나선 영국은 스페인과 해상권 다툼에서 승리하고 호주, 인도, 캐나다, 아프리카 그리고 세계 여러 곳의 섬들에 유니온 잭의 깃발을 꽂았다.
식민지 땅 빼앗기에 늦게 나선 독일은 두 차례 세계대전을 일으켜 엄청난 희생을 치루고 끝났다. 독일과 대항한 연합군 편에 슬쩍 발을 들여놓은 소련은 재빠르게 동구권 여러 나라들을 점령하고 공산화 시켰다.
아시아 쪽에서는 일본이 한국, 중국, 필리핀, 동남아 일대와 여러 섬들을 점령하여 독일의 흉내를 내다가 혼쭐이 났다. 일본의 패망이 짙어지자 소련은 선전포고를 하고 한반도의 북쪽을 공산화 시켰다. 이것이 잘못된 한국 근대사의 시작이다.
중국의 고대사를 보면 통일된 안정의 시기와 분열로 서로 땅 뺏기 하는 시대가 반복된다. 상나라, 주나라 시대는 안정된 시대이고 춘추 전국시대는 많은 제후들이 다투고 명멸하는 시기가 온다. 그 이후 한 나라의 평화로운 시기가 오고 한 나라 400년 기운이 쇠하자 동탁, 조조, 원소, 유비, 제갈공명, 손권이 등장하는 삼국시대가 온다. 소설 삼국지를 보면 계락과 무력으로 성을 함락하고 땅을 빼앗는 이야기이다.
중국 대륙의 반을 차지한 조조가 죽음의 임상에서 ‘한 줌의 땅도 가져가지 못하는 것을’ 하고 독백하는 하는 것은 퍽 인상적이다. 지금도 중국은 광활한 영토를 가지고도 인근의 약소국들을 흘깃대고 있는 것은 아닐지 염려 된다.
구약 성경에도 이스라엘은 수 없이 주변의 강대국들에 유린당했다. ‘솔로몬’ 이후 이스라엘과 유다로 나누어지고 아시리아와 바빌로니아에 멸망당한다. 또 다시 페르시아에 점령당해 이스라엘 민족은 세계를 떠도는 유랑 민족이 된다. 나라 없이 얼마나 억척스럽게 살아왔을지 짐작이 된다.
미국의 역사도 원주민인 인디언을 내 쫓고 땅을 넓혀가는 기록으로 시작된다. 계속하여 땅을 빼앗고 사들여가며 오늘의 미국이 이룩되었다.
미식축구는 땅 빼앗기 게임이다. 자기편이 터치다운 하는 것을 보며 미국의 젊은이들이 열광한다. 더불어 살아갈 줄 모르고 자기 땅을 넓혀야 만족하고 열광하는 인간성이 서글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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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정길/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