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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며 사는 인생

2018-01-13 (토) 김명욱 객원논설위원·목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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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dream). 사람에게 꿈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꿈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겠다. 하나는 신체적으로 뇌를 통해 수면 중에 꾸는 꿈. 또 하나는 미래의 희망을 담은 마음의 꿈(vision) 등이다. 잠 잘 때 꾸는 꿈은 누구나 다 경험하는 일상적인 육체적 현상의 꿈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다 꿀 수 있다. 그러나 마음의 꿈은 다르다.

미래를 향한 마음의 꿈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의 차이는 처음에는 잘 모른다. 그러나 세월이 가고 사람이 성장해 갈수록 그 차이는 점점 벌어지게 된다. 나중엔 하늘과 땅처럼 돼 버릴 거다. 어린 시절부터 꿈을 가지고 키워 나간 사람과 꿈도 없이 되는 데로 살아나간 사람. 결과는 어떻게 되어 있을까.

나에게는 꿈이 있다(I have a dream)라고 외친 마르틴루터 킹 주니어 목사. 그가 흉탄에 맞아 세상을 떠난지도 벌써 만 50년이 됐다. 자신과 같은 색깔의 피부를 가진 흑인해방운동과 흑인인권운동을 위하다 그는 39세의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었다. 범인은 백인우월주의자였다. 목숨까지도 버릴 만큼 바랐던 그의 꿈은 무엇이었을까.


“나의 자녀들이 피부색이 아니라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그런 나라에 살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입니다” 그가 죽은 1968년 4월. 금년 4월이면 50년이 되는데 피부색깔이 아닌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나라가 100% 되진 않았지만 그래도 그의 꿈은 많은 실현을 보아오고 있다. 앞으로 100년, 200년 후까지도 그의 꿈은 식지 않고 이어지리라 본다.

꿈(vision), 꿈을 가진 자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꿈이 아무리 거창하고 좋으면 무엇 하나. 꿈을 이루기도 전에 포기해 버리면 그야말로 꿈은 개꿈이 되어버리고 만다. 개꿈. 개도 꿈을 꾸는지는 모르지만 한 번 꾸고 마는 꿈이 개꿈이다. 좋은 꿈만 가지고 포기한다면 차라리 꾸지 않음만 못하지 않을까.

세계 제2차 대전. 독일의 침공으로 영국은 날마다 부서지고 깨질 때다. 영국 국민에게 이길 수 있다는 꿈을 가져다 준 사람이 있다. 그리고 연합군을 승리로 이끈 장본인. 당시 총리였던 윈스턴 처칠이다. 한 번은 그가 옥스퍼드대학 졸업식 연설을 하게 됐다. 3분 정도의 연설이었다. 주어진 시간에 그는 단 세 마디로 연설을 끝낸다.

“포기하지 마세요(Don’t give up)”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Never give up)”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로 포기하지 마세요(Don’t you ever and ever give up)”였다. 꿈이 있는 자. 꿈이 이루어지기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처칠은 말한다. “인간의 잠재력은 지능과 힘이 아니라 끈질긴 노력과 용기에 의해 들어난다”고.

얼마 전 동료 목사를 만난 적이 있다. 지난해 간암 수술을 하였단다. 수술 경과가 좋지 않아 고생고생하다 겨우 진정됐단다. 그런데 이게 또 무슨 일인가. 소변이 이상해 진료했더니 방광암이 발견됐다고. 전문의 얘기로는 암이 다른 부위로 전이되어 방광을 들어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하더란다. 그리곤 수술을 권했단다.

동료 목사는 살 만치 살았으니 방광을 들어내지 않고 그냥 살겠다며 포기하지 않고 기도하던 중 하나님으로부터 암이 나았음의 확신의 답을 얻었다고. 그래도 모르니 특수 촬영을 시도했다. 온 몸에 주사약을 투여해 암의 존재여부를 확인하는 진료였다. 결과는 암이 존재하지 않음으로 나타났단다.

그는 앞으로 남은 건 내시경 검사라며 나을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포기하지 않고 기도한 것이 하나님의 응답을 통해 이루어졌음을 믿는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자신의 병든 몸이 좋아져 사역을 감당할 수 있게 해 달라는 희망이었을 거다, 그리고 그의 간절한 기도가 그의 몸이 암까지도 물리칠 수 있는 힘을 갖게 하지 않았을까.

꿈을 꾸는 자에게는 희망이 있다. 미래가 있다. 포기하지 않고 꿈이 이루어지기를 인내와 끈기로 밀고 나간다면 언젠가는 꿈을 이루리라. 마틴루터 킹 주니어 목사가 염원했던 꿈. 피부색깔이 아닌 인격에 따라 평가받는 나라. 그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게다. 꿈을 꾸며 사는 인생이 멋진 인생이다. 암도 없어지는 확신의 기도와 희망. 그게 바로 믿음 아닐까.

<김명욱 객원논설위원·목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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