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100년만이라는 살인적인 한파와 폭설로 미 북동부 지역이 꽁꽁 얼었었다. 7일에는 존 F 케네디공항의 터미널4 천장에서 물이 떨어져 물바다가 되면서 이곳을 오가는 30여개 항공사의 국제선 항공기 운항이 일시 중지되기도 했다.
롱아일랜드 친구는 한밤중에 쾅 하는 소리가 나서 거실로 나와 보니 천정에 구멍이 뻥 뚫려있고 바닥이 난장판이었다고 한다. 한파로 얼어붙은 수도관이 녹으면서 터져서 지붕이 무너져 내린 것이다. 맨하탄 친구도 부엌이 물바다가 되었는데 배수관 모터가 한파로 작동을 하지 않아서였다고 하고 커네티컷 친구는 강풍에 정전이 될 까 걱정하고 있었다. 한인단체 몇 곳도 사무실 바닥이 물바다가 되어 회관이 일시 폐쇄 되는 등 뉴욕 뉴저지 커네티컷 지역 모두 한파와 폭설 후유증을 앓고 있다.
이번 주 들어 평상기온을 되찾자 산처럼 쌓인 눈더미가 녹아내리면서 플라스틱병, 비닐, 스티로폼 등이 드러나 뉴욕 시내 곳곳도 쓰레기 대란 후유증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
전쟁이나 사고 등의 여파를 후유증(aftermath)이라 하며, 보통 어떤 일을 치르고 난 뒤 생긴 부작용을 이른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다양한 후유증들이 상존하고 있다.
가장 많이 통용되는 질병 후유증은 질병 초기의 급성 증상이 없어진 뒤 오래 지속되는 비진행성 기능 장애를 뜻한다. 뇌졸중 경우 수족 마비, 뇌염 경우 정신 신체장애 등이다. 자동차 사고 후유증은 어혈로 인한 증상이다.
직장인들에게는 휴가 후유증, 월요병이 있다. 휴가나 주말동안 잘 쉬고 일상에 복귀해서 오는 증상이다. 직장내 남성 상사나 동료, 선후배의 성적 학대나 거친 말, 욕설, 막말, 폭언으로 인한 후유증도 심각하다. 상대방이 주는 수모로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정신적, 신체적 후유증을 앓는다.
한국에서는 오는 2월9일부터 25일까지 17일간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린다. 그러나 올림픽 후유증으로 평창의 재정이 무너졌다는 소리가 나와서는 안된다. 성공적으로 올림픽을 개최하여 수익을 내야만 한다.
그동안 올림픽을 치른 후 엄청난 적자를 이기지 못해 도산 위기에 처한 도시가 여러 곳 있었다. 각국의 선수들이 나라의 명예를 걸고 출전하는 전 세계적 축제를 치르고 경기가 부양되어야지 주최한 도시가 재정위기에 처해서는 안된다.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하여 신설된 경기장이나 교통, 숙박시설은 대회가 끝난 다음 개보수 되어 세계적 대회, 박람회장, 다양한 문화 전시장이나 콘서트 홀, 샤핑몰 등등 산업 자원으로 활용되어야 한다.
올림픽 후유증으로 평창이 빚더미에 앉지 않으려면 한국민은 물론 해외동포들도 한마음 일체가 되어 관심을 갖고 참여하며 여러 가지로 협조해야 한다. 평창 롱패딩의 폭발적 인기에 이어 1월 평창 스니커즈, 2월에 출시될 백팩도 벌써 최고관심사라니 그나마 평창 올림픽 조짐이 좋다.
최근 CNN 트래블지는 평창을 2018 방문할 최고의 도시 18곳의 하나로 선정했고 NYT 2018년 가볼만한 세계적 여행지로 강원도를 들었다. 그 제목이 ‘한국 강원도, 템플 스테이, 해변 리조트, 그리고 올림픽’이다. 이번 기회에 이곳을 관광지로 부각시켜야 한다.
또한 북한의 참여가 확실해 지면서 평창 동계 올림픽이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평창 올림픽으로 인해 2년 만에 남북 고위급 회담이 열리면서 남북 관계 긴장 완화와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너무 많은 일들을 계획하고 기대하면 우려되는 것이 이 모든 것들에 대한 후유증이다.
남북 이산가족 만남이나, 일부 보수세력이 주장하는 북한을 더 강하게 압박한다는 거나 하는 것은 조금 뒤로 미루고 우선은 평창 올림픽에 관한 모든 것을 매듭지은 다음 천천히 다음 단계로 가야한다.
후유증을 최소화 하기위해서는 너무 큰 기대도 말고 조급하게 서둘러서도 안 되면 조금씩 다가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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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