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신임 뉴욕총영사에게 거는 기대

2018-01-04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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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욕에 도착해 업무에 본격 돌입했다. 박 총영사는 2일 본사를 방문해“ 동포들과 수시로 만나 한인사회 현안과 저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발전방향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뉴욕은 한인 인구가 밀집하고 한인단체들도 많이 있는 곳이어서 이해관계도 여러모로 복잡하게 얽혀 있는 곳이다. 그러나 그동안 뉴욕을 거쳐 간 총영사들 중에는 한인사회와 좋은 관계속에 잘 화합하면서 지내다 돌아간 케이스가 있는 가하면, 너무 관료적이라 한인사회와는 많이 유리된 상태에서 거리감이 있거나 심지어는 한인사회보다는 자신의 이익에 더 치중한 나머지 불협화음을 일으킨 케이스도 있었다.

박 총영사는 자신이 공언한 부임 첫 포부처럼 한인사회와 함께 발전방향을 모색해 나가겠다는 자세를 계속 이어나가 이임때는 꼭 박수 받는 총영사로 남기 바란다.


박 총영사는 한미관계가 대단히 미묘한 시점에 부임했다. 2017년은 한반도가 세계 뉴스의 1면을 단골로 장식한 한해였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막말이 상호 상승작용을 일으키면서 한반도에서 당장이라도 전쟁이 터질 듯 위기감이 조성되곤 했다.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외교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이다. 미국사회에 한국의 입장을 알려야 할 총영사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

대미 교류와 아울러 총영사의 주된 임무는 재외국민 보호이다. 한인사회를 살피고 한인들의 필요를 채워줄 방안을 모색하는 일이다. 총영사가 한인사회와의 원활한 관계를 위해 필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소통이다. 소통을 막는 대표적 장애물은 한국 고위 공직자 특유의 권위의식이다. 과거 총영사가 한인사회를 눈 아래로 내려다보며 ‘총독’처럼 행세하는 경우는 지양돼야 한다.

신임 총영사는 겸허하게 열린 자세로 한인사회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듣는 수고를 많이 해주기 바란다. 원칙과 소신을 가지고 소통의 리더십을 발휘한다면, 뉴욕이 비록 복잡한 곳이라고 해도 총영사로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한다면 훌륭한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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