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주와 세입자 간의 분쟁은 흔한 일이며 다양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문제는 임대주가 세입자를 학대하거나 부당행위를 저지르는 경우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저소득층 서민들이 거주하는 렌트 안정법 규제 대상(Rent Stabilized) 아파트에서 세입자를 강제로 쫓아내려는 시도가 빈번히 발생한다. 규제 대상 아파트에선 기존 세입자의 퇴거 이후 새 세입자에게 최대 20%까지 임대료 인상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입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심지어 몰아내려는 행위는 다양하다. 물리적 또는 심리적 위협, 욕설 행위, 사생활 침해, 난방 또는 온수 제공 거부, 시설물 수리 요청 무시, 예고 없는 자물쇠 변경, 근거 없는 추가 비용 청구, 임대 계약서에 없는 불리한 규칙 신설, 주방 또는 욕실 제거, 퇴거 통지와 소송 남발까지 갖가지 방식이 동원된다.

세입자는 사생활을 보호받고 편안하고 조용한 주거환경에서 거주할 권리가 있다. 그럼에도 일부 악덕 임대주의 부당행위에 직면한 세입자는 속절없이 피해를 감수하곤 한다. 법률로 보장된 권리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부당한 대우를 받을 때도 많다. 또한 부당행위에 일일이 대응하기가 힘들어 결국은 임대주에게 굴복하기도 한다. 뉴욕시에선 세입자가 스스로 권리를 지키기 위해 행정적, 사법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첫째, 정부 기관에 신고하는 방법이 있다. 뉴욕주 주택지역사회갱생부(NYS Home and Community Renewal)의 세입자보호유닛(Tenant Protection Unit, 718-739-6400)은 집주인의 학대와 부당행위에 대한 신고 접수와 조사 업무를 관장한다. 아울러 뉴욕주인권국(NYS Division of Human Rights, 888-392-3644)이나 뉴욕시인권위원회 (NYC Commission on Human Rights, 718-722-3131)에서도 세입자의 신고를 접수한다.

둘째, 주택 법원을 통한 소송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다. 거주지 카운티의 주택 법원을 찾아가 집주인을 상대로 한 소송(Housing Part - HP)을 시작하면 된다.

HP 소송 양식은 서기관 창구, 법원 도움말 센터 또는 소송 지원 부서(Housing Court Answers)의 도움을 받아 작성할 수도 있다. 양식에는 본인이 경험한 모든 부당행위를 날짜와 함께 자세히 기록한다. 동일한 양식에 거주하는 아파트의 수리가 요구되는 사항도 함께 기입할 수 있다. 작성을 마치면 법원 서기에게 양식을 제출하고 법원 출두 날짜를 받는다.

소송에는 45달러의 비용이 소요되지만 저소득층 세입자는 면제 신청이 가능하다. 한국어 통역이 필요하면 양식을 제출하면서 서기에게 요청한다.

법원에 출두시 세입자에게 가장 중요한 준비 사항은 임대주의 학대나 부당행위를 증명하는 증거 자료의 지참이다. 따라서 피해 사례가 발생할 때마다 상세한 기록을 남기고 사진이나 동영상 등 최대한 많은 증거를 확보하길 권고한다. 법원은 심리를 거쳐 집주인에게 해당 부당행위를 멈추도록 명령하거나 각 부당행위 건마다 1000달러에서 5000달러의 벌금을 시정부가 징수하도록 판결할 수도 있다.

권리는 요구하는 자의 몫이다. 세입자들이 악덕 임대주의 횡포에 침묵하면 나쁜 관행은 더욱 증가하고 피해자가 양산된다. 세입자들이 주거 권리를 지키는 행동에 적극 나서주길 당부한다.

세입자 권리와 관련된 더 자세한 문의가 필요하거나 법률 상담을 의뢰하려면 민권센터(718-460-5600 내선. 501)에 연락해 예약하면 된다.

<전의석／민권센터 변호사>